'별을 보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49건

  1. 2007.02.06 사진기 수리 1
  2. 2007.02.06 운두령 임도 1
  3. 2007.02.06 별자리 외우기
  4. 2007.02.06 각도를 쉽게
  5. 2007.02.06 무얼 먹나
  6. 2007.02.06 노출에 대하여
  7. 2007.02.06 고정촬영 할 때는
  8. 2007.02.06 운두령과 덕두원
  9. 2007.02.06 태기산

1980년경 사용하던 사진기와 쌍안경을 도둑이 들어 잃어버리고, 중고 Nikon FM2를 구입하려고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충무로에 나갔다. 물론 떠나기 전에 물건이 있는지 확인은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물건이 없다. 가게 주인이 여기저기 전화를 해 보았으나 역시 없다. 이런 경우 다음을 기약하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좋은 방법이지만, 나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젊었을 때에는 이렇게 충동구매하고 후회한 적이 몇 번 있다. 여기서도 가게주인의 권유로 Nikon FM2 대신 Nikon FM을 후레쉬를 포함해서 10만원 정도에 구입했다.

대학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별사진에 관심이 없던 때에는 직장에서 사진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군자염전, 소래포구, 올림픽공원, 과천, 설악산, 치악산 등으로 사진촬영도 다니고...., 언젠가 사진 촬영을 마치고 사진기를 청소하기 위해서 가죽으로 닦고 공기펌프로 불었다. 외부만 그렇게 하고 끝내지 않고 렌즈를 빼고 뒷뚜껑을 연 다음 B셔터를 손으로 누른 상태에서 공기펌프로 먼지를 불어냈다. 요리조리 사진기를 움직이며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찰깍하고 셔터가 닿쳐지면서 공기펌프가 셔터에 걸려서 셔터가 망가졌다. 그래서 강남역 부근에서 사진기 신품 가격의 10%정도에 수리했다.

1996년 하쿠다케혜성 출현과 1997년 헤일밥혜성이 출현하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정보입수 창구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신문과 잡지에서나 접 할 수 있었던 천문정보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원래 관심이 있던 분야였으므로 그냥 앉아 있을 수 없는 충동에 망원경도 구입하고, 별사진을 찍으러 다니기도 했다. 날씨가 맑고 시간이 없는 평일은 강화도나 김포로, 휴일은 태기산 등으로 나갔다. 그런데 태기산에서 촬영한 헤일밥혜성 사진에 발광성운 같은 붉은 반점이 나타나 있다. 이것이 처음에는 발광성운이 찍힌 것으로 알았는데 자세히 다른 사진을 보니 찍은 위치가 달라도 사진의 일정한 위치에 나타나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성운은 아니고...., 그럼 사진현상 도중에 빛이 들어가지 않았나 의심이 갔다. 그렇다면 필름에 반복해서 반점이 나타나야 하는데 중간 중간 나타나지 않는 사진도 있지 않은가! 오래 보관하다 보니 필름에 빛이 들어갔나? 사진기가 낡아서 뒷뚜껑이나 다른 틈새로 빛이 들어갔나? 이리저리 생각해 보아도 좋은 방법이 없어서 숭례문 부근의 사진기 수리점에 수리를 의뢰했다. 상황설명을 하고나니 간단하게 뒷뚜껑과 본체 사이 등에 있는 스폰지를 교체해 준다. 오래 된 것이라 그곳으로 빛이 샌다는 시원한 답변과 함께....

고친 사진기로 다시 별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런데 증상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수리점에 전화해 보았으나 뽀쪽한 수가 없다. 원래 중고 사진기를 샀으므로 그렇지 않아도 스폰지가 열화 되어 떨러져 나가던 터라 어짜피 고처야 할 것을 고친 것으로 자위하고 일단락 지었다. 그러던 중에 대전에 사는 친구의 소개로 사진기와 찍은 사진을 동봉하여 대전에 있는 수리점에 의뢰했다. 몇 번의 전화가 오가고 사진기를 테스트 해보았으나 빛이 새는 곳이 없단다. 그래도 찍은 사진에는 반점이 나타나니 어떻게든 수리해 달라고 부탁하니 지난번 수리한 스폰지를 다시 수리해 보겠단다. 그렇게라도 해 달라고 부탁하고 며칠이 지난 후 찍은 사진의 노출시간을 검토해 보니 3분 이상 노출을 준 사진에서만 붉은 반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출계의 불빛에 의심이 가서 수리점에 전화하니 그 원인이 이제야 밝혀졌단다. Nikon FM은 B셔터를 사용 할 때에도 노출계의 표시 램프가 켜져 있다(참고로 Nikon FM2는 전원이 차단됨). 즉 3분 이상의 장시간 노출시에는 노출계의 붉은색 램프의 불빛이 누적되어 사진에 나타난 것이다.

대전에 수리 의뢰한 사진기는 뒷뚜껑을 열어보니 스폰지를 다시 교체했다. 얼마나 고심을 해서 고쳤는지 요즈음도 뒷뚜껑이 뻑뻑하여 잘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요즈음은 아예 노출계의 수은전지를 빼놓고 사용하며 그 후로는 붉은 반점도 사진에서 사라져 버렸다. (200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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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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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두원의 글에서 이야기 했던 임도의 진입로를 찾기 위한 노력은 덕두원에 갈 때마다 시도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진입로를 찾지 못한 안타까움도 여전했다. 그러다가 2001년 5월 운두령에서 홍천군 방향으로 고갯길을 중간쯤 내려오다가 왼쪽 방향으로 길을 내는 공사장이 보여 들어가 보니 공사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 했다. 마음 속으로 '이 좋은 산을 누가 또 망치는구나'라 생각하고 그냥 덕두원으로 향했었다.

9월 15일 오랜만에 혼자서 홍천에서 창촌을 지나 운두령으로 가는 길에 덕두원으로 들어가는 골짜기로 들어가지 않고 다음 골짜기로 들어갔다. 되도록 큰길을 택해서 한참 올라가니 길이 무척이나 험하여 승용차의 하부가 드르륵거리는 길을 올라갔다. 혼자이고 초행길이라 혹시 차가 빠지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긴장된 상태로 길을 올랐다. 지난 여름의 폭우로 길이 패여 더욱 힘들었다. 외딴집을 지나자 더욱 길이 험하고 가파른데다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바퀴에서 연기가 나고 차가 좌우로 요동칠 뿐 도무지 전진이 불가능하였다. 여러번 시도 했으나 혼자서는 불가능하였다. 차에서 네려 길을 파악하기 위하여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20M 앞에 지금까지 찾아헤메던 운두령 임도가 활짝 펼쳐있지 않은가! 그 임도에는 차량이 지나간 자욱이 선명하여 분명히 어디에선가는 임도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아직 진입로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쉬움을 남기고 차를 돌려서 전조등을 켜고 되돌아 나서는데 마침 그 외딴집에 사시는 분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지난 5월 운두령을 내려오다 본 공사장이 임도의 진입로였다. 임도는 상태가 아주 좋고 운두령과 반대방향인 불발령에서 시작되어 수년간 한해에 4Km 정도씩 건설되어 마지막으로 운두령을 넘는 국도에 연결되는 부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이다. 임도를 답사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쪽에서 31번 국도를 이용하여 평창군 용평면으로 가기 위하여 운두령을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이 구부러지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임도의 시작점(운두령에서 임도가 시작되는 곳으로 승용차의 거리계를 이용하여 여기서 부터의 거리를 표시함)으로 소나무 숲속에 안내간판과 바리케이트가 새롭게 설치되어 있다.

2Km 지점에 북동쪽에서 동쪽 방향으로는 20~40도 정도, 동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는 10도 정도 산과 나무로 가리워지고, 그 외의 방향은 시야가 트인 곳이 있다. 특히 서쪽은 탁트였으나 광해가 있어 다른 방향보다 하늘이 밝다. 주변의 지장물이나 장소면에서 태기산 임도중간에 있는 관측장소 보다 나쁜 조건은 아닐 듯하다. 이곳은 비행기가 천정에서 남쪽으로 약간 아래를 지나간다(9월15일 관측지).

3Km 지점에 산림전망대라는 원두막이 있는데 여기서 숲을 보니 정말 시원스럽다.

4.9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5.2Km 지점에 운두령 철탑이 보이고 운두령을 지나는 차량 불빛이 멀리 보이며, 남쪽과 서쪽은 20도 정도 가리워 지고, 그 외의 방향은 트인 관측지가 있다. 북쪽으로 마을 가로등 빛이 낮게 비친며 가까이에 나뭇가지 등의 영향이 거의 없다(10월13일, 10월21 관측지)

6.9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7.4Km 지점에 동쪽으로 작은 나무의 끝부분이 보이는 관측지가 있다.

15.2Km 지점에 운두령 철탑과 운두령의 도로가 보이며, 남쪽으로 40도 정도 가리워지고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관측지가 있다.

18.4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19.2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며 전에 올라오다가 실폐한 곳으로 승용차도 내려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24.6Km 지점에 남쪽은 25도 정도 가리워지고 그 외는 트인 장소로 가까이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있는 그런대로 괜찮은 관측지가 있다.

26.6Km 지점에 북쪽과 서쪽으로 가까이에 나무가 있는 좀 열악한 관측지가 있다.

31.4Km 지점은 불발령으로 해발 1013M이며 바리케이트가 있다. 주변이 대체로 탁트인 넓은 장소가 있으며, 뒤에 소개 할 종점에서 거꾸로 올라 올 경우 거리는 9Km로 관측지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 있다.

35.9Km 지점에 바리케이트가 있다(종점에서 4.5Km지점).

36.3Km 지점에 국유임도 안내 표시판(94자운국유임도 비석)이 있으며, 다리 건너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된다(종점에서 4.1Km지점).

40.4 Km 지점으로 종점이다. 서울에서 홍천을 지나 율전삼거리에서 56번, 31번 국도로 속초, 양양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창촌4Km' 표시판이 나타나고, 여기서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목조 BUS정류소(괸돌)가 있다(홍천군 내면 자운리). 이곳에서 급하게 우측으로 갈라지는 소로가 나타나며(이례나무 푯말 있음), 콘크리트 포장길로 마을 회관을 지나서 불발령으로 연결된다.

서울 - 팔당대교 - (6번국도)양평 - 청운 - (44번국도)홍천 - (444지방도)노천리 - 어론리 - (56번 국도)서석 - 율전리 - (56번, 31번 국도)홍천군 내면 자운리(괸돌) - 창촌 - (31번 국도)운두령 - 속사에서 영동고속도로와 만나며, 서울에서 홍천까지의 국도는 양평 부근을 제외하고는 상태가 대단히 양호하며, 제한속도는 시속 80Km이다. 굳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필요성이 없다.

일년중 어느 시기는 개방하고 어느 시기는 막는지 알 수 는 없으며, 관측지로서의 조건은 태기산 임도와 비교 될 만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임도의 길이가 약40.4Km나 되고 군데군데 수해로 비닐로 보강하는 등 임시조치가 되어 있는 걸로 보아 붕괴의 우려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며, 승용차가 시속 20Km 정도로 주행중에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ABS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 차량의 미끌어 짐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쉬엄쉬엄 갈 경우 3~4시간 소요). 운두령 시점에 가까운 관측지는 도로의 경사도 완만하여 접근이 용이하나, 괸돌에서 불발령에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여 평시에는 승용차로 무리가 없으나 비나 눈이 올 때는 불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10월 13일 답사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풍이 절정이어서 혼자 보기 아까운 경치였다.

운두령 임도를 소개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괜히 여러 사람에게 알려져서 자연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국토가 좁은 나라이고 광공해로 관측지가 아주 귀한 실정인 만큼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는 관측지는 이용자인 우리 자신이 지키고 유지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산불도 조심하여야 하겠다. (200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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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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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북극성과 큰곰자리중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는 배워서 알았다. 또 여름철 남쪽 하늘의 북두칠성을 닮은 궁수자리의 남두육성도 신기하게 생각했다. 지금의 기억으로는 다른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밤하늘에 관심이 가면서 오리온자리와 쌍둥이자리를 알게 되었다.

성도를 잡지책에서 대할 수 있게 되면서 겨울철 삼각형(베텔규스, 시리우스, 프로키온)과 봄철 대곡선(북두칠성, 아크투르스, 스피카, 까마귀자리)과 여름철 삼각형(베가, 데네브, 알테어)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천문학 책을 보면서 시리우스, 베텔규스, 안타레스가 어떤 별인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단편적인 별이나 별자리를 아는 지식으로는 하늘 전체가 파악되지 않았다. 쌍안경(50X7)을 장만하고 급기야 망원경(MK-67)을 장만했지만 막상 관측할 대상이 마땅치 않았다. 관측한다 해도 지금까지 사진으로 보아온 화려함은 어디가고... 이렇게 초라 할 수가....



동호인들이 권고하기를 밤하늘을 즐기려면 별자리를 익혀야 한단다. 그래서 별자리와 모양을 외우기는 부담스러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일등성을 상대적인 위치를 고려해서, 춘분점을 기준으로 좌측으로 역서에 있는 성도를 보면서 연습장에 그려 가면서 외웠다(종이 중간에 가로선을 그어 적도라 하고 알데바란, 위에 오각형 카펠라, 오리온의 리겔, 역삼각형 베텔규스 프로키온 시리우스, 위에 쌍둥이 카스토르와 폴록스, 사자자리의 레글루스, 국자연장곡선 상에 목동자리 아크투르스 스피카와 까마귀자리, 뒤에 전갈자리의 붉은별 안타레스, 여름철 삼각형인 백조자리 데네브와 베가와 은하수 건너의 알테어, 사각형 페가수스라고). 포말하우트는 어디에 있는지 일부러 하늘에서 찾아 보았다. 그리고 그 외에 카시오페아 W 왼쪽 부근이 춘분점이 지나고,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에 적도가 지난다는 것을 안다.

행성의 위치는 컴퓨터에서 skyglobe3.6을 이용하여 가끔 그 위치를 알아두고, 날짜가 지남에 따라 행성간의 상대적 위치를 생각하여 저 행성이 무엇이겠구나 짐작한다. 잘 모르는 별은 skyglobe3.6을 이용하여 그때그때 확인해 둔다. 사실 행성의 위치를 어느정도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방최대이각, 서방최대이각, 내합, 외합에 대한 설명을 책에서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아직도 혜성에 대한 자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실정이다. 이제야 2001년 8월 16일의 목성식이 그믐 가까이에서 있었을 때 태양과 목성과 달과 지구의 상대적인 위치가 어느 정도 머리에 떠오르는 실정이다. 사실 목성식은 망원경으로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지만 마음이 설레었던 순간이었다.

더 많은 별자리를 알고 여기에 얽힌 전설도 알고, 그 별자리에 속해있는 변광성, 이중성, 성운, 성단 등도 안다면 한결 풍요로운 취미생활이 될 것임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자동추적장치(Sky Sensor 2000PC)를 구입하고 보니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현재의 내 실력으로도 적도의 설치만 되면 관측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어졌다. 관측대상을 찾는 번거로움이 한꺼번에 해소된 셈이다. 이제 관측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못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야 할지를 몰라서 못보는 상황이다. 그래서 밤하늘을 즐기려면 별자리 공부를 더해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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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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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점 사이의 관계는 두 점 사이의 거리(길이) 또는 각도로 표현한다. 거리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은 두 점 사이의 실제거리를 알 때 가능한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의 별들은 천구라는 가상의 구면에 투영되어 거리라는 개념은 별로 의미가 없고, 시선과 직각 방향간의 관계인 각도만 의미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남서쪽 고도 30도'에 있는 별이라고 위치를 표현할 수 있다. 방위는 평소의 감각이나 북극성의 위치 등으로 짐작이 가능하지만 고도는 각도로 표현되어 짐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팔을 앞으로 펴고 한 뼘은 20도, 엄지손가락은 2도, 손가락 넷의 폭은8도 등으로 표현된 것을 책에서 보았는데 옳은 말이지만 여러 가지 경우를 외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것에서 힌트를 얻어서 다음과 같이 활용하고 있다. 즉 한 뼘의 길이는 대략 20cm이며, 팔을 앞으로 펼친 상태에서 한 뼘은 각도도 20도이므로 이때의 1cm는 각도로 1도, 2cm는 2도, ..., 15cm는 15도, ..., 40cm는 40도인 것이다. 즉 각도를 알고자하는 두 점이 팔을 펼친 상태에서 거리가 몇 cm인지를 알면 각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팔을 펼친 상태에서 지평선에서 1.5뼘의 높이에 있는 별은 한뼘의 길이가 20cm이므로 20cm X 1.5뼘 = 30cm이므로 그 별의 고도는 30도인 것이다. 개인차도 고려할 수는 있겠으나 지평선에서 천정까지, 또는 동쪽과 서쪽 사이는 각각 90도이므로 4.5뼘 정도 된다. 그러므로 나의 경우는 어떤지 확인해보고 적당히 가감해서 활용하면 된다. 그래도 길이가 짐작이 안되면 30cm정도의 막대형 자를 팔과 직각이 되도록 손에 쥐고 팔을 펼친 상태에서 몇 cm로 보이는지를 보고, 그 길이가 각도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어느 별의 위치를 알려면 컴퓨터에서 skyglobe3.6을 이용해서 고도를 알아보고 위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별을 찾는다. 그 외에 별과 별사이의 각도며, 한시간에 별은 15도 서쪽으로 이동하므로 고정촬영시 촬영중 별의 이동거리 예측, 카메라에 촬영될 범위(화각), 초저녁 극축을 맟추기 위해서 북극성 찾기, 서쪽하늘의 별이 앞으로 몇시간 후에 질 것인지 등을 짐작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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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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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에 낚시 좋아하는 직장동료들의 제안으로 부서 야유회 겸 밤낚시를 갈 기회가 있었다. 단체로 가는 만큼 식사 준비며, 음료수며 간식 등을 준비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구를 챙겨서 각각 흩어졌다. 남은 동료들은 밥을 하고, 안주도 장만하고... 그런데 식사시간이 되어도 낚시 간 동료들이 돌아오지를 않는 것 이였다. 요즈음처럼 핸드폰으로 연락할 상황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그 넓은 저수지를 돌며 동료들을 찾아 떠났지만 대부분 낚시하던 직원들은 식사를 하러 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집에서 준비한 빵과 음료수로 식사를 대신한 후였다. 그날의 실망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서 다시는 낚시하는 데는 따라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밤하늘을 보는 것이 취미라면 좀 예상외라 생각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는 어제오늘 갑자기 생긴 벼락치기 취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홈페이지 소개란에서도 언급 했듯이 어려서부터 중고등학교를 거쳐 사회에 나와서까지 머릿속에 늘 자리 잡고 있었다. 하늘이 보이는 곳이라면 언제나 버릇처럼 해와 달과 별을 찾아보고... 주변 어느 누구보다도 먼저 이를 발견하지 않겠나 생각된다. 어느날 초저녁에 건물 사이로 보이는 별을 보기위해서 기웃거리다가 도둑으로 오해 받기도 하고...

그런데, 밤하늘 보러가서 잘 먹겠소? 물, 빵, 옥수수통조림, 참치통조림, 과일, 사탕이나 과자가 식사로 준비하는 것이다. 떠나는 날 목적지 가까운 휴게소에서 국수 사먹고, 저녁과 밤참과 아침은 준비해간 것을 먹는다. 가족과 같이 떠나도 그렇게 한다. 맛있는 것은 집에서 해먹고, 낚시하는 사람들처럼 별보러 가서는 별이나 본다는 생각으로.... 예를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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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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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사진에서도 노출계 없이 적정노출을 산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밤에 이루어지는 천체사진에서는 어렴풋이 짐작하기 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간 찍은 사진의 반 이상은 아마도 구도가 나쁘다거나, 초점이 맞지 않았다거나, 촬영 도중 움직여서 발생한 문제라기보다 단순히 노출이 맞지 않아서 실패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노출만 어느 정도 맞으면 트리밍 해서라도 사진을 살려 볼 궁리를 하기도 한다. 이제 적정노출을 찾기위한 나의 접근과정을 정리해 본다.

초창기에는 잡지에 나온 천체사진에 표시된 노출 자료를 참조하여 촬영했으나, 주변의 밝기, 하늘의 투명도, 고도, 필림의 특성에 대해서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잘 몰랐다. 다만 노출자료에 표시된 값보다 전후로 한단계씩 차이를 두에 3장 정도 촬영했다. 그러나 이렇게 찍은 사진을 현상해 보면 노출값에 차이를 둔 만큼 눈에띄게 차이가 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3장 모두가 노출과다나 부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노출이 한두배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밝기, 하늘의 투명도 등의 변수가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 촬영한 사진은 촬영에 대한 자료(촬영일, 장소, 날씨, 노출자료 등)를 기록으로 남겨 놓지 않아서 노출이 잘 맞은 사진 조차도 나중에는 어떻게 노출을 주고 촬영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다음번에는 어떻게 노출을 줘야겠다는 의도적인 시도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매번 별볼일 없는 사진만 찍을 수 만은 없다는 생각에 돌파구를 찾아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여기야 말로 취미가 같아서 인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상구씨의 천체사진에 대한 몇 달 동안의 강의가 이론적인 뒷받침이 된 것은 물론이고, 신현구씨의 입문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촬영자료와 찍은 사진이 붙어 있는 공책이 부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후로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대한 촬영자료와 날씨 등 사진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주변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현상하면 필림의 고유번호도 추가로 기록하고, 잘나온 사진은 표시하고 분석자료도 간단히 기록해 둔다. 이렇게 정리한 공책은 비슷한 조건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태기산과 덕초현의 일반적인 노출값과 고도 및 날씨와 노출과의 연관성 등에 대하여 김상구씨의 구체적인 강의 내용이 기준이 되기는 하였으나, 이 또한 변수가 많아서 그때그때 직접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구독하던 천문가이드 잡지에 나온 천체사진에 대한 노출자료 250여개를 자료화하고, 천체사진강좌(김성수) 등 천체사진 촬영에 대한 서적에 표시된 노출자료를 분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분석된 자료는 범위가 넓고 일관성을 발견하기도 어려워 활용상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보다 쉽게 자료에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출 조견판을 구상하여 처음에는 막대형으로 만들어 보았다. 이는 조리개값, 노출시간, 필림감도 관계 등을 표시하여 사진 촬영시 기본자료로 활용이 가능했으나, 데이터가 적정한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1999년부터 원형판으로 개량하여 만든 노출조견판을 나름대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별 적정노출의 표시가 가능한 장점은 있으나, 필림의 특성상 노광량의 결정이 단순한 일차함수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보정치을 반영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요즈음은 기준 노출값을 전후로 3장 정도 촬영하고, 날씨와 고도 등의 변수를 경험으로 적절히 가감하여 사용하고 있다. 잘 다듬으면 그런대로 쓸 만한 물건이 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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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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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에서 구도를 잡는 것은 좋은 사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밤하늘을 촬영 대상으로 하는 고정촬영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지상의 풍경과 밤하늘의 별이 어우러진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된다. 고정촬영은 아무래도 천문학적인 관점보다는 미적인 면에서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본다면 지상의 경치가 어우러진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사진촬영을 떠나기 전에 우선 천문프로그램을 통하여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별의 움직임을 대략적으로 파악한다. 고정촬영을 위주로 하므로 서쪽하늘을 주로 본다. 내가 좋아하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의 움직임도 확인한다. 그리고 촬영지의 상황을 고려하여 광해가 심한 방향과 비행기가 통과하는 방향도 염두에 둔다. 예를 들어 태기산의 경우 남동쪽의 광해와 초저녁에는 비행기가 통과하는 서쪽하늘 보다는 북쪽을 촬영하고, 자정 이후에는 비행기가 드문드문 지나가므로 서쪽하늘을 촬영해야 겠다느니, 차라리 초저녁의 서쪽하늘에 촬영 대상이 있다면 장소를 운두령으로 옮겨야겠다(운두령은 비행기가 태기산보다 남쪽으로 치우쳐서 지나감)는 계획을 세운다.

사진을 촬영할 장소에 도착한 시간이 아직 어둡기 전이라면 송전탑, 전주, 전기줄 등의 지장물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둔다. 어두어진 후에 도착 했다면 이런 물체들의 확인이 쉽지 않아 사진을 망칠 수 도 있다. 어두운 상태에서는 7X50이나 10X50 정도의 쌍안경으로 탐색하여 확인하기도 한다.

지상의 풍경은 낮에 촬영하는 사진과 달리 색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개개의 형태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므로 의미가 없고, 다만 하늘과 구분되는 지상의 윤곽으로만 의미가 있다. 대개는 지상의 풍경은 검정계통의 무채색으로 나타나므로 전체적인 윤곽이 아름다우면 그만이다. 지상의 윤곽선 보다 근경이 있을 때에는 후래쉬나 자동차의 전조등, 부레이크등, 문짝등, 실내등 등의 불빛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므로 사진의 화각내에 근경이 잡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일 이런 불빛이 사진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면 사진 촬영중 불빛이 발생되지 않도록 조치하든지, 사진기 파인더에 보이는 지상의 윤곽선 내의 어두운 부분에 있는 근경을 확인하여 지장물을 피하든지 없애야 한다. 그런데 이런 근경의 지장물은 화인더에서는 확인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진기의 파인더를 통해서 보면 어두어서 어지간히 밝지 않은 별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즉 어는 부분이 파인더에 보이는지, 촬영하고자하는 대상은 화각안에 들어오는지, 구도는 맞는지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하늘 부분은 그래도 밝아서 보이지만 지상의 윤곽은 파인더 화각 이외의 부분과 구별이 되지 않아서 하늘과 지상 풍경의 비율의 확인도 쉽지 않다.

고정촬영에서는 별의 괘적이 선으로 나타나므로 촬영 시작시의 구도만 맟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촬영 종료시의 예상 위치까지 고려해야한다. 한시간에 15도를 움직이므로 노출시간을 감안한 별의 예상 이동위치를 고려해야한다.

이와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손에 LED 불빛을 들고 사진기 파인더를 들여다 본다. 파인더의 촬영 경계선에서 불빛이 보이도록 위치를 잡은 후 손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눈을 사진기 파인더에서 떼어서 LED 불빛을 직접보아 한쪽 경계면의 실제 위치를 확인하며 구도를 잡는다. 상하좌우의 촬영 경계선을 동일한 방법으로 확인한다. 사진기 파인더에서 눈을 떼는 방향은 수평 경계선을 확인할 때에는 수평 방향으로, 수직 경계선을 확인할 때에는 수직 방향으로 움직인다. 물론 사진기 파인더로 볼 때와 아주 동일하지는 않으므로 몇 번 반복하여 오차를 줄인다. 사진 촬영을 혼자만 한다면 과감하게 밝은 후래쉬를 비추고 사진기 파인더를 보면서 지상의 근경의 촬영범위를 확인하면서 구도를 잡으면 LED를 사용 할 때 보다는 정확하고 쉽게 할 수 있다. 특히 지상 윤곽선 보다 근경은 사진기 파인더를 보면서 밝은 후래쉬를 비추어 보아야만 찾아 낼 수 있다. (200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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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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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밥 혜성으로 마음이 설레이던 때, C씨가 쓴 1000m 고도론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지도책을 뒤지다가 영동고속도로 속사에서 북쪽에 있는 운두령을 찾아가게 되었다. 한적한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정상에 도착하니 인근 부락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조그만 매점이 있었다. 여기서 먹은 옥수수 뻥튀기는 정말 구수했다. 무척이나 춥고 바람도 심했지만 서쪽 하늘에 은은히 떠있는 헤일밥 혜성에 압도 당했다. 그 때 만 해도 의욕만 앞서 있고 실력이나 장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서쪽하늘이 트인 곳에 자리를 잡았으나 바람과 주변 나뭇가지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가끔 지나가는 차량의 불빛이 카메라 렌즈에 직접 들어오거나 주변 나무가 불빛에 노출되어 고정촬영이 어려울 정도였다. 고도 상으로는 괜찮은 곳이지만 이와 같은 것들 때문에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 가기에는 부담이 되었다. (200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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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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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인가 가족과 함께 정선으로 여름휴가를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생가가 있다는 말을 듣고 봉평에 들렀다. 여기서 국도를 이용하여 둔내로 오는 길에 산을 하나 넘게 되었다. 고갯길이 시작되면서 차츰 민가도 띄엄띄엄 나타났다. 그런데 도로 변에 웬 통닭집(간판에 신속배달이라고 쓰여 있음)이 있지 않은가! 누가 사먹는다고 이런 곳에 통닭집이 있을까 하고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여기가 스키장 입구임을 알고 대화는 시지부지 끝났다. 그리고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커피자판기가 있고 태기산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이렇게 우연히 태기산을 알게 됐다.

그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 천체사진 촬영지로 태기산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아내와 함께 다시 태기산을 찾았다. 고갯마루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한참 올라갔다. 바람이 무척이나 심한 저녁때였다. 사방이 탁 트이고 저기쯤 정상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한 사람이 와 있었다. 사진장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제대로 찾은 것 같았으나, 바람이 심하여 사진촬영에 적합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물어 보기로 했다. 몇분이 오셨어요? 셋이 왔는데 저 아래로 닭사러 갔어요. 닭사러요?? (아내가 정색을 하면서 되물었다. 지난번 봉평에서 올라오다가 본 신속배달 간판의 통닭집이 생각난 모양이다. 천체사진 찍으러 와서 통닭을 사다먹으려고 내려갔다는 것이 얼른 이해가 가지는 않는 듯 했다) 이런 동문서답이 오고가는 중에 닭사러 간 것이 아니라 답사하러 간 것임을 알고 크게 웃은 생각이 태기산에 갈 때마다 난다. 이날 저녁 답사하러 갔다는 곳이 바로 둔내 쪽에서 올라 가다가 좌측 임도를 통해서 들어가는 서쪽이 트인 넓은 공터에는 우리 보다 먼져 내려가 사진을 찍던 K씨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그리고 여기서 임도를 타고 더 들어가면 개울이 나타난다. 여기도 괜찮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임도의 끝에 가면 남서쪽에서 북서쪽까지 트인 곳이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이곳에 갔을 때 다른 사람을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정말 호젓한 곳이다.

봄철의 태기산은 아직 잔설이 있고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초행길을 가는 기분이어서 좋다. 산 아래도 서울보다 보름 정도는 나뭇잎이 늦게 돋아나지만 올라가면 눈과 어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가 산불예방 기간이어서 출입통제가 있으며, 올해에는 입구에서 신고하고 들어갔다. 여름철은 모기도 없고 어찌나 시원한지 호사스런 기분이 든다. 겨울철은 인근 스키장 불빛과 폭설로 인한 교통통제와 관광차량으로 인한 교통정체 등의 이유로, 사자자리 유성우 이후에는 봄철까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신경 쓰이는 것은 서쪽에서 머리 위를 통과하여 동쪽으로 이어지는 항공로이다. 장시간 노출을 주는 고정촬영을 주로 하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신경 쓰이는 일이다. 초저녁이 더욱 심하다. 놓친 고기가 크다는 말이 있듯이 잘 찍힌 사진에는 꼭 비행기 지나간 표시가 있다. (200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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