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진에서도 노출계 없이 적정노출을 산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밤에 이루어지는 천체사진에서는 어렴풋이 짐작하기 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간 찍은 사진의 반 이상은 아마도 구도가 나쁘다거나, 초점이 맞지 않았다거나, 촬영 도중 움직여서 발생한 문제라기보다 단순히 노출이 맞지 않아서 실패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노출만 어느 정도 맞으면 트리밍 해서라도 사진을 살려 볼 궁리를 하기도 한다. 이제 적정노출을 찾기위한 나의 접근과정을 정리해 본다.

초창기에는 잡지에 나온 천체사진에 표시된 노출 자료를 참조하여 촬영했으나, 주변의 밝기, 하늘의 투명도, 고도, 필림의 특성에 대해서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잘 몰랐다. 다만 노출자료에 표시된 값보다 전후로 한단계씩 차이를 두에 3장 정도 촬영했다. 그러나 이렇게 찍은 사진을 현상해 보면 노출값에 차이를 둔 만큼 눈에띄게 차이가 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3장 모두가 노출과다나 부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노출이 한두배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의 밝기, 하늘의 투명도 등의 변수가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 촬영한 사진은 촬영에 대한 자료(촬영일, 장소, 날씨, 노출자료 등)를 기록으로 남겨 놓지 않아서 노출이 잘 맞은 사진 조차도 나중에는 어떻게 노출을 주고 촬영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다음번에는 어떻게 노출을 줘야겠다는 의도적인 시도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매번 별볼일 없는 사진만 찍을 수 만은 없다는 생각에 돌파구를 찾아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여기야 말로 취미가 같아서 인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상구씨의 천체사진에 대한 몇 달 동안의 강의가 이론적인 뒷받침이 된 것은 물론이고, 신현구씨의 입문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촬영자료와 찍은 사진이 붙어 있는 공책이 부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후로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대한 촬영자료와 날씨 등 사진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주변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현상하면 필림의 고유번호도 추가로 기록하고, 잘나온 사진은 표시하고 분석자료도 간단히 기록해 둔다. 이렇게 정리한 공책은 비슷한 조건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태기산과 덕초현의 일반적인 노출값과 고도 및 날씨와 노출과의 연관성 등에 대하여 김상구씨의 구체적인 강의 내용이 기준이 되기는 하였으나, 이 또한 변수가 많아서 그때그때 직접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구독하던 천문가이드 잡지에 나온 천체사진에 대한 노출자료 250여개를 자료화하고, 천체사진강좌(김성수) 등 천체사진 촬영에 대한 서적에 표시된 노출자료를 분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분석된 자료는 범위가 넓고 일관성을 발견하기도 어려워 활용상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보다 쉽게 자료에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출 조견판을 구상하여 처음에는 막대형으로 만들어 보았다. 이는 조리개값, 노출시간, 필림감도 관계 등을 표시하여 사진 촬영시 기본자료로 활용이 가능했으나, 데이터가 적정한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1999년부터 원형판으로 개량하여 만든 노출조견판을 나름대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별 적정노출의 표시가 가능한 장점은 있으나, 필림의 특성상 노광량의 결정이 단순한 일차함수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보정치을 반영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요즈음은 기준 노출값을 전후로 3장 정도 촬영하고, 날씨와 고도 등의 변수를 경험으로 적절히 가감하여 사용하고 있다. 잘 다듬으면 그런대로 쓸 만한 물건이 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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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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