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탁트인 전망이 제일 좋은 곳, 1997년 헤일밥혜성이 나타났을 때 1000m넘는 곳을 찾아서 이곳에 처음 왔었지요.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 도도한 자태를 뽑내던 혜성을 아랫마을 부녀회에서 나와 옥수수 뻥튀기 팔던 아주머니들이 신기하게 이야기 하던 곳 여기 오면 당연히 옥수수뻥을 사먹었는데.... 20040207
바리케이트가 닫혀있기도 하지만 승용차는 진입 불가! 타이어 반바퀴 만큼도 들어갈 수 없군요. 겨우내 쌓인 눈에 쓸데없이 발자욱을 남겼네요 20040207
며칠간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 때문에 망설이기는 했지만 오래전부터 계획된 휴가 장소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가족 전체가 같이 휴가를 가기는 2년만이며, 아마도 다음에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식들도 이젠 각각 움직이기를 원하겠지만 우리 가족의 20년이 넘는 우리 스타일의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뜻을 따라주었다. 나는 휴가 준비에 아무런 기여도 간섭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었다. 더구나 날씨가 좋지 않으리라는 일기예보 덕에 별사진을 찍기 위한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모처럼의 기회지만 포기하니 짐도 줄고 마음도 오히려 편하다.
가는 길에 원주서 빠진 준비물을 챙기기 위하여 할인매장에 들렀을 때 수박도 샀다. 워낙 한적하고 깊은 산속의 인적 없는 곳이다. 비 내리는 것이 꺼림직 하기는 했지만 길가에 텐트를 쳤다.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밥을 해먹고 수박도 먹었다. 잘 익은 수박이다. 나머지는 비닐 봉투에 넣어서 시냇물에 담가 놓았다. 할일도 없고 불 밝힐 사정도 안돼서 어두워지자마자 잠을 청했다. 밤새도록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날이 새고 온종일 비가 내린다. 낮잠 자고, 책 읽고, 밥해 먹고, 오징어 먹고, 수박도 먹고... 다시 어두워지자마자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생리현상 때문에 잠을 깨었다. 사방이 무척이나 고요하다. 텐트를 열고 나가는데 별빛이 초롱초롱하다. 식구들을 모두 깨웠다. 화성이 무척 밝게 빛난다. 은하수와 여름철 삼각형도... 8월 2일 2시 10분이다.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이게 웬 일여? 팬티바람에 별도 보구... 그런데 이런 상황은 10분도 지나지도 않아서 다시 안개 속으로 묻혀버렸다. 수박을 먹지 않고 잤더라면 아침에나 일어났을 텐데.. . (20030802하헌국)
이번 화성 대접근(2003년 8월 27일)은 79년만인 1924년도 이후 처음이며 앞으로 47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 올여름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아서...
덕두원의 글에서 이야기 했던 임도의 진입로를 찾기 위한 노력은 덕두원에 갈 때마다 시도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진입로를 찾지 못한 안타까움도 여전했다. 그러다가 2001년 5월 운두령에서 홍천군 방향으로 고갯길을 중간쯤 내려오다가 왼쪽 방향으로 길을 내는 공사장이 보여 들어가 보니 공사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 했다. 마음 속으로 '이 좋은 산을 누가 또 망치는구나'라 생각하고 그냥 덕두원으로 향했었다.
9월 15일 오랜만에 혼자서 홍천에서 창촌을 지나 운두령으로 가는 길에 덕두원으로 들어가는 골짜기로 들어가지 않고 다음 골짜기로 들어갔다. 되도록 큰길을 택해서 한참 올라가니 길이 무척이나 험하여 승용차의 하부가 드르륵거리는 길을 올라갔다. 혼자이고 초행길이라 혹시 차가 빠지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긴장된 상태로 길을 올랐다. 지난 여름의 폭우로 길이 패여 더욱 힘들었다. 외딴집을 지나자 더욱 길이 험하고 가파른데다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바퀴에서 연기가 나고 차가 좌우로 요동칠 뿐 도무지 전진이 불가능하였다. 여러번 시도 했으나 혼자서는 불가능하였다. 차에서 네려 길을 파악하기 위하여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20M 앞에 지금까지 찾아헤메던 운두령 임도가 활짝 펼쳐있지 않은가! 그 임도에는 차량이 지나간 자욱이 선명하여 분명히 어디에선가는 임도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아직 진입로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아쉬움을 남기고 차를 돌려서 전조등을 켜고 되돌아 나서는데 마침 그 외딴집에 사시는 분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지난 5월 운두령을 내려오다 본 공사장이 임도의 진입로였다. 임도는 상태가 아주 좋고 운두령과 반대방향인 불발령에서 시작되어 수년간 한해에 4Km 정도씩 건설되어 마지막으로 운두령을 넘는 국도에 연결되는 부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이다. 임도를 답사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 시점 - 강원도 홍천군 내면쪽에서 31번 국도를 이용하여 평창군 용평면으로 가기 위하여 운두령을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이 구부러지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임도의 시작점(운두령에서 임도가 시작되는 곳으로 승용차의 거리계를 이용하여 여기서 부터의 거리를 표시함)으로 소나무 숲속에 안내간판과 바리케이트가 새롭게 설치되어 있다.
B 2Km 지점에 북동쪽에서 동쪽 방향으로는 20~40도 정도, 동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는 10도 정도 산과 나무로 가리워지고, 그 외의 방향은 시야가 트인 곳이 있다. 특히 서쪽은 탁트였으나 광해가 있어 다른 방향보다 하늘이 밝다. 주변의 지장물이나 장소면에서 태기산 임도중간에 있는 관측장소 보다 나쁜 조건은 아닐 듯하다. 이곳은 비행기가 천정에서 남쪽으로 약간 아래를 지나간다(20010915 관측지).
C 원두막 - 3Km 지점에 산림전망대라는 원두막이 있는데 여기서 숲을 보니 정말 시원스럽다.
D 4.9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E 5.2Km 지점에 운두령 철탑이 보이고 운두령을 지나는 차량 불빛이 멀리 보이며, 남쪽과 서쪽은 20도 정도 가리워 지고, 그 외의 방향은 트인 관측지가 있다. 북쪽으로 마을 가로등 빛이 낮게 비친며 가까이에 나뭇가지 등의 영향이 거의 없다(20011013+20011021 관측지)
F 6.9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G 7.4Km 지점에 동쪽으로 작은 나무의 끝부분이 보이는 관측지가 있다.
H 보래령터널 갈림길 - 11.6km지점으로 조사 당시에는 없었으나 보래령터널이 개통(20091203)되며 생겼다.
I 15.2Km 지점에 운두령 철탑과 운두령의 도로가 보이며, 남쪽으로 40도 정도 가리워지고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관측지가 있다.
J 18.4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나 도로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K 19.2Km 지점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으며 전에 올라오다가 실폐한 곳으로 승용차도 내려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L 24.6Km 지점에 남쪽은 25도 정도 가리워지고 그 외는 트인 장소로 가까이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있는 그런대로 괜찮은 관측지가 있다.
M 26.6Km 지점에 북쪽과 서쪽으로 가까이에 나무가 있는 좀 열악한 관측지가 있다.
N 30km 지점으로 덕두원 관측지 갈림길.
O 불발현(불발령) - 31.4Km 지점으로 해발 1013M이며 바리케이트가 있다. 주변이 대체로 탁트인 넓은 장소가 있으며, 뒤에 소개 할 종점에서 거꾸로 올라 올 경우 거리는 9Km로 관측지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 있다.
P 35.9Km 지점에 바리케이트가 있다(종점에서 4.5Km지점).
Q 36.3Km 지점에 국유임도 안내 표시판(94자운국유임도 비석)이 있으며, 다리 건너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된다(종점에서 4.1Km지점).
R 종점 - 40.4 Km 지점으로 서울에서 홍천을 지나 율전삼거리에서 56번, 31번 국도로 속초, 양양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창촌4Km' 표시판이 나타나고, 여기서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목조 BUS정류소(괸돌)가 있다(홍천군 내면 자운리). 이곳에서 급하게 우측으로 갈라지는 소로가 나타나며(이례나무 푯말 있음), 콘크리트 포장길로 마을 회관을 지나서 불발령으로 연결된다.
서울 - 팔당대교 - (6번국도)양평 - 청운 - (44번국도)홍천 - (444지방도)노천리 - 어론리 - (56번 국도)서석 - 율전리 - (56번, 31번 국도)홍천군 내면 자운리(괸돌) - 창촌 - (31번 국도)운두령 - 속사에서 영동고속도로와 만나며, 서울에서 홍천까지의 국도는 양평 부근을 제외하고는 상태가 대단히 양호하며, 제한속도는 시속 80Km이다. 굳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필요성이 없다.
일년중 어느 시기는 개방하고 어느 시기는 막는지 알 수 는 없으며, 관측지로서의 조건은 태기산 임도와 비교 될 만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임도의 길이가 약40.4Km나 되고 군데군데 수해로 비닐로 보강하는 등 임시조치가 되어 있는 걸로 보아 붕괴의 우려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며, 승용차가 시속 20Km 정도로 주행중에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ABS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 차량의 미끌어 짐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쉬엄쉬엄 갈 경우 3~4시간 소요). 운두령 시점에 가까운 관측지는 도로의 경사도 완만하여 접근이 용이하나, 괸돌에서 불발령에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여 평시에는 승용차로 무리가 없으나 비나 눈이 올 때는 불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10월 13일 답사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풍이 절정이어서 혼자 보기 아까운 경치였다.
운두령 임도를 소개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괜히 여러 사람에게 알려져서 자연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국토가 좁은 나라이고 광공해로 관측지가 아주 귀한 실정인 만큼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는 관측지는 이용자인 우리 자신이 지키고 유지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산불도 조심하여야 하겠다. (20011000+20240125 지도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