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집 꽃밭/20220913-20220916
● 20220913
추석연휴를 서울에서 보내고 13일 만에 성북동집에 도착하니 그 사이에 태풍이 지나갔지만 생각보다 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꽃밭과 텃밭을 들쑤셔놓은 두더지 굴이 많이 보인다. 뿌리가 깊은 나무들은 괜찮겠지만 화초와 채소는 말라죽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다행히 그동안 비가 자주 내려서 죽은 것은 없으나 시들기는 하였다. 두더지를 퇴치하려고 약과 덧을 놓아보고, 음파와 진동을 이용하는 두더지 퇴치기를 설치해 보고, 크레졸을 넣기도 하였으나 속수무책이다. 오죽하면 아내가 근자에 장만한 작은 칠판에 분필로 '두더지 출입금지, 오지 말라구'라고 썼을까?
● 20220914
작년에 육촌 형수님 댁에서 얻어 온 꽃무릇 몇 포기를 복숭아나무와 매실나무 아래 그늘진 곳에 심었었다. 전날(20220913) 꽃대 한 개를 발견하였다는데 오늘 꽃이 피었단다. 나는 세종시에 줄장 중이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아내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었다.
● 20220916
진티 논은 20여 년 전까지도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으니 많은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근자에 주인이 두 번 바뀌고 논이 밭으로 변하더니 작년에 착공한 우사가 완성되어 올 여름부터 소를 키우기 시작하였다. 성북동집에서 서울로 오갈 때 지름길이기에 자주 지나치지만 볼품없이 변해가는 모습을 대하기가 거북하여 그냥 지나치곤 하였다. 이제 우사에서 소를 키우고 있으니 현실을 인정하자는 생각에 사진을 촬영하였다.
[옛 사진] 진티 논/1979
[20220310작성] 우리 논은 이제 주인이 두 번 바뀌었고 작년부터 큼직한 우사를 신축하는 중이다. 우마차 길은 콘크리트 포장길로 바뀌었는데 서울집을 오고갈 때 이 길을 이용하곤 한다. 지날 때마다 씁쓸하다.
대학교에 입학하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였는데 그 후 아버지께 담배를 피워야겠다고 하였더니 돈 벌면 피우라고 하셨다. 부슬비가 내리는 초여름에 아버지를 따라서 논을 매러 진티 논으로 갔다. 비가 내리니 진티 골짜기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나는 담배가 젖지 않도록 비닐에 싸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갔었다. 아버지는 담배나 술이나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마는 정도였다. 둘이서 논을 매는데 오랜만에 쉬었다 하자고 하신다. 아버지는 지게가 있는 곳으로 가셔서 담배를 물으셨고, 나는 아버지 눈길을 피해서 좀 멀리 길 오른쪽에 있는 개울로 내려가서 피웠다. 오전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점심밥을 먹고 오후에 다시 논을 매러 진티 논으로 갔다. 그런데 오전과 달리 논을 매는 도중에 자주 쉬자고 하신다. 번거롭게 멀리 개울까지 가지 않고 지게 쪽으로 가신 아버지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등지고 논에 서서 담배를 피웠었다.
텃밭의 참취 꽃이 한창이다.
4일 전에 풀을 뽑고 농약을 뿌리고 비료를 주었더니 한결 보기 좋다.
땅두릅
배초향(방아풀)
메리골드가 한창이다.
인디언국화
풍선넝쿨
두메부추가 한창이다.
성성하지만 때 아닌 명자나무 꽃이 피었다.
화려했던 봄꽃이 진 후 꽃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좀 썰렁한 상태로 여름이 자나갔다. 올해 마지막으로 국화가 피겠지만 요즈음이 봄 꽃 이후 가장 화려한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꽈리가 많이 열렸다. 쉽게 말해서 꽈리는 풍년이다.
부추
란타나
참취
봉숭아
비덴스
카네이션
오랜만에 친구 신ㅇ순에게 선물 받은 '우리에겐 또한번의 선택이 남아있다'라고 쓰여 있는 캘리그래피 머그컵에 음료수를 따라서 마셨다. 올해는 꽈리가 풍년이라네.
■ 20220916-20220918 (성북동 : 2박3일 : 세종 출장 복귀 : 둘이 지내다 혼자 서울행 : 000km) -휴식(0916)- -진잠(점심+생필품)(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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