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집(가을 텃밭)/20211029-20211031
성북동집 주변의 밭은 추수가 끝나서 썰렁하다. 올해 농사를 짓지 않아 잡초가 우거졌던 밭도 트랙터로 갈아엎었거나 마른 잡초를 처리하여 휑해졌다.
■ 20211029
올해 성북동에서 지낼 때 토마토는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원 없이 먹었다. 더 많이 심어야 과잉생산이 될 터이니 내년에도 6~8포기 정도만 심자고 하였다. 오이는 올해 2포기를 심어서 한 포기가 살아남았는데 부족하니 더 심자고 하였다. 고추도 올해처럼 6~8포기 정도면 충분하다. 내년에는 가지도 심어보기로 하였다.
구례로 산수유 꽃구경 갔을 때 사다 심은 서리태가 아직 텃밭에 남아 있다. 몇 포기 되지 않지만 더 추워질 때까지 둘 참이다.
재작년 가을에 꽃밭에서 씨앗을 받아서 작년 봄에 텃밭에 씨앗을 뿌려서 가꾼 참취를 올봄부터 뜯어 먹었다. 그 때 동네친구 강ㅇ덕이 밭에서 재배해 보겠다기에 참취 씨앗을 솔찬히 주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 먹었다며 올해 다시 씨를 받아 달라고 한다. 올가을의 잦은 비와 10월 중순에 갑자기 추워지고 서리가 내려서 참취 씨앗이 제대로 여물지 모르겠다. 좀 더 두었다가 씨앗을 받을 참이다.
2년차 도라지도 씨를 받아 두어야 일부를 캐 먹고 그 자리에 뿌릴 텐데 올가을의 잦은 비와 10월 중순에 갑자기 추워지고 서리가 내려서 참취처럼 씨앗이 제대로 여물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두어보는데 기대하지 않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한다.
들깨는 순치기를 할 때 이외에는 따로 깻잎을 따지 못하였다. 아내가 깻잎을 딸 무렵에 깻잎에 얼룩얼룩한 반점이 생겨났는데 육촌 형수님이 먹을 수는 있겠지만 별로이지 않느냐는 의견에 따랐단다. 들깨 줄기를 자라내고 천막지에 말려서 터는 모든 작업을 성북동에 머물고 있는 아내가 모두 하였다.
여름에 옥수수를 따먹은 후에도 옥수숫대를 그냥 두었었는데 얼마 전에 아내가 잘라냈단다. 내년에는 옥수수를 좀 더 많이 심기로 하였다. 여름에 감자를 캔 자리에 고구마라도 심어야 했는데 서울에서 출퇴근하느라 주말에나 성북동집에 갈 수 있기에 포기하고 대신 호박을 심었었다. 그동안 애호박으로 따 먹기도 하였지만 십 여 덩이는 늙은 호박으로 수확하였다.
범부채
■ 20211031
집 앞 도로변의 가로수인 이팝나무가 지난겨울에 동해를 입어서 대부분은 꽃도 제대로 피지 않았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 갑자기 추워지고 서리가 내려서 이팝나무 잎사귀가 푸른 상태에서 가랑잎이 되어버렸다.
작년 가을 풍경에 비하여 가장 큰 변화는 은행나무가 사라진 것이다. 크기나 수형으로 보아 우리동네에서 빠지지 않을 나무였는데 이웃 밭주인이 2021년도 초봄에 잘라냈다.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밭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얼마나 큰 이득을 보는지는 모르지만 무척 섭섭하다. 이웃집 감나무는 늙고 동해를 입어서 감나무가 생존하려고 원줄기에서 새순이 나오는 등 몸부림을 쳤어도 믿는 것은 아니지만 '동티난다'는 옛 어른들 말이 있어서 그냥 두었다던데 은행나무는 겁도 없이 싹둑 잘라버렸다. 나이 들면 마음이 변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웃집 감나무 뒤로 보이던 엄나무 두 그루는 컸지만 오래된 나무가 아니고 관리가 되지 않아서 잘랐다고 하였다. 우리집 주변의 큰 나무였던 은행나무와 엄나무가 올 봄에 사라졌다.
사라진 은행나무와 엄나무 두 그루/20201101 촬영
아침 안개....
2박3일 동안 성북동에 머물다가 오후에 서울로 출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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