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염전해변/20180104
30여 년 전 여름휴가 길에 밤이 깊어서야 잠잘 곳을 찾아서 어딘지도 모르고 단지 해변이기에 들어왔던 곳이 이곳 염전해변이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목적지를 정해서 예약하고 떠나기 보다는 큰 방향만 설정하고 여행을 떠나는 편이었다.
아마도 그 때는 6번국도 진고개 부근의 계곡에서 야영을 하려고 계곡에 들어갔는데 거름냄새가 너무 심해서 포기하였던 기억이 난다.
어두워질 무렵 진고개를 넘어서 동해안에 도착하였으나 한적한 곳을 찾아서 강릉을 지나 정동진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들어갔던 것이었다.
그리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었기에 인적도 드물고 컴컴한 백사장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다.
어려서 여름밤에 더위를 피해서 동네 냇가(갱변)에서 멍석 깔고 누워서 별을 보았던 추억이 있다.
지금도 별보는 것을 좋아해서 광공해가 적은 1,000m급 산을 오르기도 하지만 그날 밤 염전해변 백사장에서 본 별을 잊을 수가 없다.
수평선까지 별이 총총하고 똑떨어져 보였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별이 가장 멋있었던 별밤으로 남아 있다.
수 년 전에 염전해변을 통과해서 골프장을 지나 강릉으로 들어갔었지만, 오늘은 정동진으로 가는 길에 옛 추억을 떠 올리며 일부러 들어왔다.
아내도 지금까지 본 별밤 중에서 예전 여기서 본 똑떨어질 듯 한 별밤을 최고로 친다.
그 당시는 애들도 어리고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멋진 시절이었는데, 어느새 우리도 옛 추억을 더듬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나이가 되어 버렸다.
바다바람이 좀 썰렁하기는 했지만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나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각각 발길 닿는 대로 백사장을 걸었다.
30여년 만에 그 당시 텐트를 쳤을 만 한 곳에 다시 섰더니 분위기는 짐작이 가는데,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이 실감난다.
아내가 갈매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고.....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리기에 바라보니 아내가 갈매기를 쫒아 가다가 큰 파도에 신발과 바지가 젖어버렸다.
집에서 출발할 때 혹시 눈길을 걸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등산화와 스틱과 아이젠을 챙겨왔었다.
아내가 종아리까지 모두 젖었으니 내가 신던 운동화를 주고, 나는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이런 준비가 없었다면 이후의 일정에서 아내는 차에서 지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제 염전해변은 우리 부부에게 별이 똑 떨어질 것처럼 멋진 별밤의 추억에 바닷물에 발이 빠진 추억이 더해지게 된 셈이다.
[전에는]
20151127..... http://hhk2001.tistory.com/4925
20100220..... http://hhk2001.tistory.com/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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