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공(2)/20171015

 

한 때 황소개구리를 박멸한다며 떠들썩한 시절이 있었다.

그즈음 외래종이 생태계를 위협해서 토종이 사라져간다며 황소개구리 이외에도 배스라는 물고기와 식물로는 미국자리공이 지목을 당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나도 외래종 자리공(미국자리공)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었는데 어쩌다 씨앗이 발아해서 우리 집 화분에서 싹을 틔웠다.

뽑아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나팔꽃 넝쿨이라도 감고 올라가라고 그냥 두었다.

자라고, 꽃 피고, 열매 맺고 시들어가는 한살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셈이다.

뽑아 없애야 할 자리공이라 할지라도 예쁜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찌르레기의 먹이가 되는 것을 보니 예사롭지 않게 생각된다.

집에서 자리공을 키우게 되면서 어느덧 야외에서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는 자리공을 만나면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지난 6월말 쯤 첫 번째 꽃대가 나오더니 자라면서 7개 정도 꽃대가 나왔다.

먼저 나온 꽃대부터 꽃이 피고 이어서 열매가 맺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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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을 견뎌내며 잡초답게 싱싱하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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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공을 감고 자란 나팔꽃도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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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자리공 열매가 검붉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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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화분의 방울토마토도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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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레기가 새끼에게 먹이려고 잠자리 등의 곤충만 잡는 줄 알았는데 잘 익은 자리공 열매도 따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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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며칠 전부터 새끼를 포함해서 찌르레기 한 쌍이 시끄럽게 울어 댄단다.

밖을 살펴보니 윗집 에어컨실외기 속에서 새끼 소리가 들리는데 혹시 나오지 못해서 우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단다.

여기서 알을 부화했다면 어미들도 들락거렸으니 걱정 말라며 자꾸 쳐다보면 찌르레기가 불안해 하니 쳐다보지 말고 모르는 척하라고 했다.

다음날부터는 조용해 졌으니 아마도 날아가는 연습을 시키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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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이야기는 찌르레기 관찰기[출처 : 삶이 한편의 동화라면....]에 있습니다.....  http://frog30000.tistory.com/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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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공 송이가 이 빠진 것처럼 열매가 없어진 곳은 찌르레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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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분에서 싹을 틔우고 자랐으니 노지에서처럼 크고 무성하게 자라지는 않았다.

나팔꽃 넝쿨 때문인가 해서  안쓰럽기도 하였지만, 나팔꽃 넝쿨이 자리공을 잡고 있었기에 비바람을 버텨냈으니 서로 상부상조한 셈이다.

발코니 난간에 방울토마토, 수국, 채송화, 나팔꽃, 꽃향유, 목화, 화초고추, 다육이가 있고, 보이지는 않지만 금잔화, 국화, 파꽃, 란타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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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공 열매도 없어지고, 줄기와 잎이 시들어 간다.

아내는 이미 생명체로서의 역할은 마친 셈이니 깔끔하게 화분을 정리하자고 한다.

마른 자리공을 뽑아내도 가을이라 화분에 심을만한 식물도 없고, 농사짓는 것도 아니니 시들어가는 모습이라도 그냥 두고보자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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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두 번째로 나온 꽃대에 열매가 맺고 시들기까지의 모습이다.

      처음부터 이럴 목적으로 사진을 촬영하였다면 꽃대가 나오는 모습부터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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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리공20170809-MVI_7759+7760+7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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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사진을 촬영한 이후 아내는 어느날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며 집안의 모든 화분을 정리할 때 자리공도 없애버렸다.

 

 

 

[전에는]

20170711.....  http://hhk2001.tistory.com/5439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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