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골지천(반천 병풍마을) 설경여행/20170131
23년 전(19930727) 여름에 반천2리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어 부근을 지날 때마다 일부러 들려가는 동네다. 고향동네의 우리집 앞 시냇가와 똑같은 느낌이 있는 골지천에서 어린 시절의 방법대로 감자를 구워먹기도 하였다. 옛날방식으로 감자를 구워먹어 것이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하며 동네 쪽으로 제방이 생겼다고 한다.
동네 초입의 반천대교 직전에 있는 표지판을 보니 '반천 병풍마을'이라고 되어있다. 삥 둘러선 산의 모양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오랜만에 지나는 길에 승용차로 들어가려니 도로가 눈길이라 포기하고 걸어서 예전에 야영하던 곳에 가 보기로 하였다. 기왕이면 뚝길을 걷고 싶었는데 뚝길은 눈이 쌓여 있어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길 옆 컨테이너 자리쯤이 처음 왔을 때 할머니 한 분이 사시던 집이 있던 곳이 아닐까?
뚝길 대신에 눈이 치워진 동네 길로 들어섰다.
동네를 벗어나서 이곳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렸다.
23년 전에 반천에 처음 왔을 때 마늘을 샀던 집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다.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몇 번 지나쳤으니 주변이 많이 변하기는 했어도 벽에 판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기억난다.
23년 전에 여름휴가를 와서 야영했던 곳이 구멍 뚫린 바위 쪽이었다.
23년 전부터 다니던 동네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분을 만났다. 어떻게 이 동네를 알고 왔느냐는 물음에 23년 전에 여름휴가 왔던 이야기를 했다. 이 동네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선배라며 커피 한 잔 마시자고 하시기에 따라 들어갔다. 집안을 꾸며놓은 모습을 보고 우리집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댁의 안주인과 아내의 취향이 이렇게까지 같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식구들이 지금부터 여기서 살아도 전혀 부자연스러운 생각이 들지 않을 것만 같다. 그 동안 몇 번 지나다닐 때의 기억들과 동네가 변한 모습,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갈 이야기 등 처음 만난 분들과 나눈 이야기 치고는 별별 이야기를 다 한 셈이다. 늘 지나치기만 하는 동네였는데 이제는 아는 분이 사는 친근한 동네가 된 기분이다. 아침에 커피를 마셨다하니 다른 차와 함께 여러가지 다과를 내오셨는데 직접 구운 쿠키는 일품이었다. 그리고 집에 갈 때 차안에서 먹으라며 과자와 쿠키를 싸주셨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는데 대문 밖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셔서 가슴이 뭉클했다. 11시 30분쯤 이 댁에서 들어가서 2시간 20분이나 머물렀지만 시간이 이렇게까지 많이 지난 것도 몰랐다. 이번 설경여행의 백미는 이 분들을 만난 것이 아닐까? 이 분들께 들은 이야기로 '반천 병풍마을'이라는 동네이름은 최근에 지었다고 하며,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집중호우 때 위 사진에 보이는 집중에서 우리가 마늘을 샀던 집 만 섬처럼 남고 모두 떠내려갔다고 한다.
4년 전에 들렸을 때의 모습/20121229
23년 전에 여름휴가 와서 어린 시절 고향에서 하던 방식대로 감자를 구워 먹었다. 얼굴에 난 상처는 땔감으로 주워온 나무를 돌로 쳐서 자르는 과정에서 튀어 오른 나무에 맞아서 다친 것이다. 상당히 오랫동안 상처가 남아 있었다. 내게 이 무렵이 한창 기운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옆에서 구경하는 아들이 낳은 손자가 이제 태어난지 50일이 지났다.
감자 굽는 방법이 궁금하면(19930727)..... http://hhk2001.tistory.com/2836
23년 전의 골지천 모습/19930727
멋진 돌맹이가 없을까? 야영했던 상류 쪽에서 두리번거리며 내려왔었다.
반천 병풍마을을 출발하여 아우라지로 향하였다. 이 부근의 도로는 23년 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전에는.....]
20121229..... http://hhk2001.tistory.com/3857
20100110..... http://hhk2001.tistory.com/1826 http://hhk2001.tistory.com/1825 http://hhk2001.tistory.com/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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