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집 앞밭 및 일상/20231027-20231029

 

   20231028

 

아침에 일어나니 이슬이 내려서 마를 때까지는 일을 할 처지가 아니다. 이제 꽃밭도 된서리가 두어 번 내리면 국화를 제외하고는 급격하게 삶아 놓은 것처럼 변해버릴 것이다. 화려한 꽃밭을 며칠이나 더 볼 수 있을지.... 

 

08:27 / 금수봉이 안개 속에 묻혔다.

 

 

09:18 / 한 시간 전에는 안개에 묻혀서 보이지 않던 금수봉이 보인다. 어느새 단풍이 제법 들었다. 땅콩할먼네 밭도 추수가 끝나고, 위쪽의 논도 지난주에는 벼가 누렇게 보였는데 추수가 끝났다.

 

 

 

11:54 / 금수봉

 

 

 

작년에 우리가 농사지었던 우리집 앞 밭도 추수가 끝났다.

 

 

허수아비 '윌슨'

 

 

앞밭에서 아직 수확하지 않은 것으로는 서리태와 배추, 무, 아욱, 열무, 래디쉬가 남아 있다. 가지와 고추는 근근이 생명을 부지하는 정도로 살아 있으니 남겨 두었으나 수확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화초로는 백일홍과 코스모스와 국화가 아직 꽃을 피우고 있다.    

 

 

보름 전에 배추와 무에 복합비료와 농약을 뿌려주었다. 주변 분들이 가꾼 것 보다는 좀 부족해 보이지만 잘 자라고 있다. 좀 아쉬운 것은 너무 간격이 촘촘하다는 것인데 이제 와서 어쩌랴.

 

 

 

 

 

 

 

 

배추도 속이 차기 시작하였다.

 

 

백일홍

울안 꽃밭에 심었다면 꽃대가 쓰러졌으면 지지대를 설치하였을 텐데 쓰러진 대로 그냥 방치하였다. 코스모스와 함께 울안 꽃밭에서 키우기에는 키가 너무 크고 잘 쓰러져서 관리하기 어렵고 지저분하다. 올해부터는 몇 포기만 남기고 울안 꽃밭에는 심지 않았다. 백일홍과 코스모스는 꽃대가 꺾이거나 쓰러지면 흙에 닿은 줄기에서 뿌리가 돋아나서 살아나기에 그냥 방치해 두었다. 

 

 

여름내 방치하여 거의 시들어 갔는데 주변 풀을 뽑아주고 비료를 뿌려주었더니 되살아났다. 불필요한 가지와 잎을 제거해 주면 한결 나아지겠지만 그냥 두었다. 심심치 않게 가지가 열리기는 하지만 여름처럼 왕성하게 자라지는 않는다.

 

 

하지쯤에 캤어야 할 감자를 남겨 두었었다. 멀칭한 비닐부터 걷어내고....

 

 

이슬이 걷히기를 가다렸다가 느지감치 하지 때 캐지 않고 조금 남겨두었던 감자를 캤다. 감자는 몇 알 나오지 않고 땅 속에서 썩은 흔적이 허옇게 몇 군데 보인다. 10월 초에 작은집 손자들이 왔을 때에는 제법 많이 캤었다. 그때 남겨 두지 말고 다 캤어야 했나보다. 그나저나 바쁜 일이나 꼭 해야 할 일도 없지만 어쩐지 오늘은 일하기가 싫다. 

 

 

 

 

  동네 친구들과 나를 아는 분들은 우리집 앞에 차가 주차되어 있으면 내가 왔다는 것을 안단다. 그러니 모르는척하고 그냥 넘기기도 뭐해서 성북동집에 오면 친구들에게 겸사겸사 전화연락을 하는 것이다. 건강은 어떠셔? 요즈음 농사일은?.... 서로 바쁘게 사는 처지라 만나자기보다는 성북동에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고나 할까? 아침에 친구 윤ㅇ환에게 전화하였더니 홀목골 밭에 와 있단다. 오늘 시내버스에서 내려서 홀목골로 가면서 내 차를 본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토란 가져가라고 전화하려고 했단다.

성북동도 단풍이 절정기 직전인 듯해서 단풍 구경도 할 겸  점심 먹고 차를 운전해서 아내와 함께 홀목골로 갔다. 토란을 담을 비닐 봉투와 점심에 먹은 아내가 만든 고구마빵과 요거트를 챙겼다. 새참으로 잡수셔.... 밭에 도착하니 친구가 토란을 캐고 있다. 도와줄 것도 마땅치 않고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 해서 오래 머물지는 못하였다. 미리 캐서 흙을 털어놓은 토란 중에서 굵은 것을 골라가란다. 고르지 않고 조금만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밭에 있던 자루에 자꾸 담아 넣는다. 재미로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생계로 농사를 짓는데도 나누어 먹는 재미가 있단다. 너무 많다고 해도 자꾸 담는다.  

 

한두 번 토란국을 끓여 먹을 요량으로 친구네 밭에 갔다가 너무 많이 얻어왔다. 어렸을 때 우리집에서도 토란을 재배하기는 하였지만 토란 캐는 것은 이번에 처음 보았다. 보관방법을 몰라서 친구에게 물어 보고, 인터넷도 찾아보았다. 캔 상태로 보관하자니 마땅치 않아서 까서 냉동보관하기로 하였다. 우선 흙을 물에 씻어서 물기를 말렸다.  

 

 

한여름에는 풀을 제거해주지 못해서 호박넝쿨이 풀 속에 파묻혀서 햇빛을 받지 못하니 제대로 자라지 못하였다. 여름이 지날 무렵에 호박넝쿨 주변의 풀을 제거해 주었더니 되살아났다. 가을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니 호박이 많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벌써 냉해를 입어서 축 쳐졌다. 올해는 늙은 호박 4개와 애호박 몇 개가 전부였다.  

 

 

 

 

 

 

 

 

국화

 

 

 

 

 

 

 

 

앞밭에 있는 봉숭아가 유난히 화려하게 피었었는데 이제는 꽃이 지고 씨만 다닥다닥 달렸다. 

 

 

도라지

 

 

봄이 피는 끈끈이대나물 꽃이 풀 속에서 피었다.

 

 

호박찌개

 

 

고구마 생채

아내가 고구마로 생채를 만들었는데 맛있다. 예전에 먹어 본 기억이 없는 반찬이다. 고구마를 사 먹는다면 반찬까지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을 듯하다.

 

 

고구마빵

고구마를 쪄서 밀가루 40% 정도를 섞어서 반죽하여 빵을 만들었단다.

 

 

  20231029

 

어제 친구 윤ㅇ환이 준 토란을 서울집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다듬어서 물에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였다. 

 

 

서울집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래디쉬를 솎아내서 다듬었다.

 

 

지난 주말에 더 추워지면 실내로 들여놓기 위하여 로즈마리 화분을 옮기고, 꽃대가 나오기 시작한 백일홍도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당시 사진을 찍지 못했었다.

 

 

지난 주말에 전실로 들여놓은 란타나 화분에서 꽃이 많이 피었다.  

 

 

서울집으로 출발하기 직전의 앞밭 모습....

 

 

 

 

 

 

 

 

백일홍과 국화를 꺾어서 물병에 담아 서울집으로 가져왔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서울집으로 출발하였다. 요즈음 단풍이 들기 시작하였으니 가는 길에 은행나무 단풍이 유명한 현충사에 들리기로 하였다. 내비게이션에 현충사를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하였으나 평소 다니던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교통이 혼잡할 때에는 대안경로로 현충사 부근을 지나는 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아산시에 들어서며 유난히 많은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니 아직 단풍이 덜 들었다. 현충사 교차로에서 평소 다니던 길을 벗어났는데 갑자기 양방향 도로가 매우 혼잡하다. 은행나무 단풍도 시원치 않으데 괜히 현충사에 들어가면 고생할 것 같아서 포기하고 그냥 서울집으로 향하였다. 현충사 부근에서 은행나무가 단풍이 들었는지를 확인하는데 갑자기 옛 생각이 난다. 1972년 7·4공동성명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고향집 뒤꼍 우물가에 어지간히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다. 아버님이 한 일이기에 어떤 상황에서 팔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충사 앞 도로변의 가로수용으로 은행나무를 팔았다. 아마도 현충사 부근 어디엔가에 살아 있지 않을까? 라고 아내에게 이야기해 주었더니 처음 듣는 이야기란다.

 

 

 

■ 20231027-20231029 (성북동집 : 2박2일 : 혼자 가서 둘이 옴 : 372km) -면허시험장-남부순환-오류ic-서해안로-오류동역교차로-오류로-천왕사거리-광명교삼거리-광람로-부광로-광명로-논곡삼거리-42-양촌ic-39-안중-313현덕로-강변로-길음ic-43-운당교차로-1-유천교차로-23-일월휴게소(낮잠)-23-월송교차로-32-반포교차로-1-중세교차로-세동로-진티고개-성북동집(1027)- -감자 캐기+멀칭비닐 걷기+홀목골/운전 해서(윤ㅇ환/토란)-둥구나무거리-임도-성재고개-숲체원 옆-새뜸 구길-임도-백운사(구 영득사)입구-임도-성북동 산림욕장(1028)- -토란 손질+진치고개-중세동-중세교차로-1-박정자삼거리-반포교차로-32-월송교차로-23-차령휴게소-유천교차로-1-43-현충교차로-39-아산방조제-발안휴게소-양촌ic-42-목감ic-서해안고속-서부간선-오금교-목동로-목동역교차로-오목로-양강중교앞교차로-화곡터널(1029)

 

 

 

 

 

 

 

  토란의 변신/20231029-20231103

 

서울집으로 가져온 토란은 셋이서 고무장갑을 끼고 하루 2~3시간씩 껍질을 벗겼는데  3일이 걸렸다. 평생 이번처럼 토란을 많이 까 보기는 처음이다. 

 

 

토란을 까놓으면 변색이 되므로 까는 대로 소금을 푼물에 담갔다가 그날그날 끓는 물에 데쳐서 식힌 후 적당량으로 소분하여 지퍼팩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하였다. 

 

 

토란국

 

 

토란조림 - 감자조림처럼 만들었는데 맛있다.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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