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 별밤/20231020-20231021

 

구름이 조금 끼기는 했지만 가을 날씨답게 하늘이 투명하다. 성북동집에서는 초저녁 꽃밭 분위기를 느끼기 위하여 어두워져도 전등을 켜지 않거나 어쩔 수 없으면 실내등 대신 외등을 켠다. 서산 가까이 손톱달이 초롱초롱하다. 한동안 별사진 촬영 장비를 가지고 다녔는데 아내가 다친 이후로는 경황이 없어서 그냥 다녔다. 성북동집에는 삼각대만 있고 릴리즈나 루페와 필터는 없다. 사진촬영이 좀 늦기는 하였지만 속쓰림도 잊을 겸 밖으로 나왔다. 올 봄 이후 두 번째 별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다. 별을 보는 것이 취미라 생각하고 사는데 나이 탓인지 자주 나서지지 않는다. 이제는 잘 찍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분위기를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연사는 할 수 없지만 릴리즈 대신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고, 루페 없이 수동초점을 맞추었다.

 

달과 궁수자리

6D+EF16-35mm 2.8F 2 USM/f29mm/F16/10초/ISO5000/AWB/수동/20231020.19:03

어린 시절에는 밤에 성북동집 앞의 갱변(성북천에 제방을 쌓기 이전의 자연하천이었을 때 부르던 이름)에 나가면 아래의 자료처럼 달의 오른쪽으로 은하수가 보이지 않았을까? 촬영할 때에는 달이 너무 밝아서 주변의 별이 보이지 않았으나 촬영한 사진을 PC에서 확인해보니 낯익은 궁수자리가 찍혔다. 그나저나 이번 주에 도로변 가로등공사가 완료되어 불을 켜기 시작하였다. 이제 성북동에서 별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출처] Stellarium

 

 

북두칠성 - 1

6D+EF16-35mm 2.8F 2 USM/f35mm/F10/10초/ISO1600/AWB/수동/20231020.19:31

별 7개가 다 보이지는 않고 한 개(메라크)는 금수봉에 가려졌다.

 

 

북두칠성 - 2

6D+EF16-35mm 2.8F 2 USM/f35mm/F7.1/10초/ISO2000/AWB/수동/20231020.19:31

 

[출처] Stellarium

 

 

북쪽하늘

6D+EF16-35mm 2.8F 2 USM/f16mm/F9/10초/ISO1600/AWB/수동/20231020.19:41

 

 

겨울철 대삼각형(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및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과 목성

6D+EF16-35mm 2.8F 2 USM/f35mm/F3.2/5초/ISO400/AWB/수동/20231021.05:54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속쓰림이 가라앉지 않는다. 집에 소화제도 없으니 오늘 낮에 약국에 갈 때까지는 참는 수밖에 없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연신 침만 삼키며 누었다 일어났다를 반복하였다. 새벽녘에 토할 것 같아서 밖으로 나왔더니 날이 새기 시작하는데 별이 총총하다. 급히 엊저녁에 촬영한 장비를 챙겨서 울안에서 촬영하였다. 토할것 같고 날이 개기 시작하였으니 울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출처] Stellarium

 

 

동남쪽 하늘(금성과 프로키온과 시리우스)

6D+EF16-35mm 2.8F 2 USM/f35mm/F3.2/5초/ISO400/AWB/수동/20231021.06:01

 

[출처] Stellarium

그럭저럭 별사진을 몇 장 촬영하는 도중에 급하게 화장실로 갔는데 문을 열기 직전에 토하고 말았다. 쓴물까지.... 많이.... 어쩔 수 없이 물뿌리개를 이용하여 토사물을 씻어내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다시 사진 촬영을 시작하였지만 날이 밝아서 쓸 만한 사진이 없다. 토하고 나니 속은 한결 편해졌다. 엊저녁에 북두칠성이 있던 자리에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있던데 촬영하지 못하였다.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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