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과 함께/20210622
3월 초(20210309)에 동네병원에 정기검진을 갔다가 같은 건물에 있는 청소년소아과에 온 Jun을 약국에서 만났었다. 이틀 후(20210311)에 성북동집에 와서 지내다가 어제 서울집에 잠깐 다니러 왔다. 나는 그동안 업무 차 서울에서 잠깐씩 지내기도 하였지만 아내는 그야말로 석 달 열흘 만에 오게 되었기에 게제에 작은집 식구들을 볼 수 있을까 해서 미리 연락을 해 두었었다. 오늘 저녁 때 에미와 Jun이 다니러 왔는데 오랜만에 보니 많이 컸다.
지금이야 CAD로 설계도면을 작성하지만 젊어서 T자와 삼각자를 이용하여 설계도면을 작성 할 때 사용하던 원형탬플릿으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옛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가지고 있었는데 아내가 수 놓을 때 원을 그리는데 쓰겠다며 반짇고리에 보관 중이다. Jun이 초록집(서울집)에 오면 가지고 노는 탬플릿인데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서 '구글렌즈'로 검색해서 알아냈다. 내가 이렇다니까~
Jun이 성북동 누님네 밭에서 재배한 아욱으로 끓인 아욱국을 맛있게 먹는다. 게제에 식구들에게 다산과 추사와 황상의 '노규황량(露葵黃粱)'과 강진 사의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북동집 텃밭에서 캔 감자인데 아직 캘 때는 아니지만 서울 사는 식구들에게 맛 뵈려고 조금 캐 왔다.
유치원에서 다도를 배웠다며 주스를 이렇게 마신다.
카메라(6D)가 무거워서 혼자 들고 사진을 찍지는 못하지만 사진을 찍히는 내가 한 손으로 들어주고 뷰파인더를 보며 카메라를 움직여서 셔터를 누르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 손자가 들이대는 카메라 앞에서는 표정이 어색하지 않다.
숫자를 좋아하는 Jun이 쓰며 계산한 것이다. 2~3개는 나하고 같이 계산하였다.
1+1=2, 2+2=4, 4+4=8, 8+8=16, 16+16=32, 32+32=64, 64+64=128, 128+128=256, 256+256=512, 512+512=1024, 1024+1024=2048
초록집에 왔으니 화분에 물도 주고, 작은방에서 농장 놀이도 좀 하고, 할아버지 잡수라며 장난감으로 토핑을 잔뜩 올린 케이크도 만들어 준다. 신나게 놀다가 잠 잘 시간에 맞추어서 까치집으로 떠나는 차 안에서 '할머니~'를 외쳐댔단다.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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