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2(대전 성북동)/20240710
요즈음 비가 자주 내려서 밭일과 산책을 하지 못하였다. 가만히 방안에만 머물다보니 좀이 쑤신다. 걸음수를 확인하기 위하여 스마트폰을 들고 이방 저방을 왔다갔다 하였다. 가장 길게 한 바퀴 돌아도 100 걸음쯤이라서 자주 방향을 바꾸며 걸으니 어질어질하다. 멀리 산책하는 것과 운동 효과가 다를 바는 없지만 4,000걸음 쯤 걷는 것도 질린다. 이틀 동안 이렇게 걸었다. 오늘은 새벽까지 폭우가 쏟아져서 성북동집 앞밭도 피해를 입었지만 비가 그친 오후에 아내와 동네를 산책하기 위하여 나섰다.
새벽에 일기예보를 보니 자정 이후 새벽까지 119mm(정림동)가 내렸다는데 짧은 사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집 앞 성북천에 물이 흐른 흔적이 역력하다.
좌측 사다리 부근에서 주변의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수로가 시작된다. 어린 시절에 냇둑이 없었을 때에도 그랬다. 지금처럼 콘크리트 보는 아니라도 보가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깊은 편이었다. 수영할 정도의 깊이가 아니지만 물이 적을 때에도 목을 내놓고 누우면 몸이 물에 잠겼다. 성북천에서 언제나 물놀이 할 수 있는 곳이다.
하류 방향....
상류 방향....
금수봉이 구름 속에 묻혔다.
● 지난번에 지나가지 않은 초등학교 동창인 오S수네 집터에서 동쪽 길로 들어섰다.
이 부근의 과수원 울타리는 내가 어린 시절에도 탱자나무였다. 참깨를 심은 곳은 집이 있었으며 끝 부분에 보리똥나무가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우리집(성북동집)에 사셨던 당숙(무두리아자씨)이 대전 홍도동으로 이사하셨다가 다시 돌아와서 사셨던 집인데 지금은 누가 사실까?
으름나무
지금은 없어졌지만 우리집(성북동집)에 당숙(무두리아자씨)이 사셨을 때부터 싸리문 우측에 으름나무가 있었다. 추석 때 쯤에 바나나와 비슷한 모양의 으름이 열렸다. 자주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돌담에 뒤엉킨 으름나무를 금방 알아보았다. 공교롭게도 당숙이 사셨던 집 앞에 있다.
예전 큰집(큰당숙)이었을 때 명절이면 차례를 지내러 다녔는데 너무 많이 변해서 낯설다. 좌측 집에는 둘째 육촌 형님(Y덕)이 사셨고....
큰집 우측 집에는 넷째 육촌 형님(H봉)이 사셨는데....
넷째 육촌 형님(H봉)이 사셨던 집이 폐허가 되었다. 환갑 잔칫날 "내가 벌써 환갑이랴~"하며 멋쩍게 웃음 짓던 모습이 떠오른다.
주막거리(가운데둥구나무)
평상이 있던 부분에도 비슷한 크기의 느티나무 거목이 있었다. 어느 해인가 비바람에 부러져서 밑동만 남았는데 두 나무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사진으로 남아있지 않아서 아쉽다.
밑동이 부러진 가운데둥구나무/20171206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허리가 ㄱ자로 굽은 백H기 할머니가 사과상자 위에 마른 오징어와 눈깔사탕을 팔던 곳이었다. 당시에는 우리 동네에서 유일한 가게였었는데 내가 어려서부터 마른 오징어를 좋아했던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이리라. 외지에서 우리동네(성북2통)로 들어오는 초입이라서 초상이 나면 장지로 가는 길에 상여가 꼭 여기를 들리는 곳이기도 하였다. 우측으로 지금은 철거되어 공터지만 강S재네 집이 있다.
오늘 새벽에 내린 폭우로 우측 비닐하우스에 물이 무릎까지 찼었단다. 여기에 너구리가 들어오기에 개를 묶어서 지키게 하였는데 그 개가 목줄을 끊고 집으로 돌아왔더란다.
우리동네에는 교회가 없다. 나의 고교시절까지도 없었는데 취업하여 서울에서 살던 젊은 시절 한 때 교회가 있었다(아래 사진). 그러나 바로 옆에 우사가 생기며 악취와 벌레로 민원처리 차원에서 교회를 철거하고 쉼터를 만들었다. 아직 우사가 있으니 쉼터로서의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다. 인터넷에 어떤 분이 성북동을 답사한 글에 교회가 일본 강점기에 지어졌다는 글이 있던데 어떤 근거로 작성했는지 모르겠다. 교회가 들어서기 훨씬 전에는 아는 분이 부근에 뱀을 잡아서 넣어두던 단지가 있었는데 시큼한 냄새가 나고 살아있는 뱀이 탈출하려고 어슬렁거리던 생각이 난다.
20190220 촬영
용두탑(성북동돌탑)
대보름날 거리제를 지내는데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받는다고 한다. 이번 대보름 직전에는 서울집에서 머물고 있는데 통장으로 부터 거리제를 지낸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 때 뭔가를 행동으로 보였어야 했는데 문자 메시지로만 답글을 보냈다. 그 후 벌어진 께름칙한 일들과 연관 된 듯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성북2통의 재활용 정거장
도로쪽 둑이 유실되었다.
진티고개로 가는 길....
팽나무
예전에 있던 팽나무 고목이 고사하고 새로 심었다. 여기를 팽나무거리가 거창하게 불렀다. 팽나무 아래에 풀이 자란 곳이 너럭바위이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주말 밤에는 동네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놀던 곳이다. 당시에는 안경을 낀 것도 어른들이 불손하게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출처] 가보자! 보문산님의 블로그/이광섭
성북동 진치골 성혈..... https://m.blog.naver.com/lgs06161/100193735395
20240716 촬영
팽나무 아래 너럭바위에 이런 사연이 있는지는 몰랐다. 어려서는 단순하게 구슬치기 하기 좋은 구멍으로 생각했었다/20240716 촬영
20240716 촬영
버드나무
일 년 전에는 멀쩡했는데..../ 20230529 촬영
아래 사진의 왕버드나무가 1980년대에 고사한 후 80m쯤 떨어진 다리 옆에 심은 버드나무이다. 수령이 40여년 정도 되었는데 이번 장맛비에 부러졌다.
왕버드나무/1979 촬영
가운데에 성북산성이 보인다.
올봄에 복사꽃 구경 갔던 Snk농장
성북2통마을회관 정류소 부근의 성북천 둑길이 수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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