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 고향친구들/20190603
이번에 성북동에 내려온 것은 창고문을 설치하기 위하여 왔는데 어렵지 않게 일을 마쳤다.
창고문 설치가 완료되었다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임무를 마치고 나니 느긋하다.
며칠 더 머물 계획이기는 하지만 고향동네 친구들에게 연락하지 않으면 내가 성북동에 와 있다는 것을 알리가 없다.
친구들이 워낙 일도 많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저녁에는 쉬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내 일정에 맞추어 만나자고하기도 그렇고....
ㅇ덕에게 내 일정을 알려주고 편리한 시간에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마침 모내기철이라 무리를 했더니 허리가 아프다며 병원에 가고 있다는데 내일은 모내기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말에 내가 여수에 다녀오게 되었기에 만날 약속을 할 수가 없었다.
어제 저녁에서야 다시 ㅇ덕에게 전화해서 성북동에 와있다고 알려주었다.
꽉 짜여 진 일정 때문에 시간 내기가 어려운 듯해서 다음에 만나자고 하였는데 오늘 아침 7시에 전화가 왔다.
8시에서 10시 사이에 홀목골 ㅇ환네 밭을 갈아주러 간단다.
나도 이슬이 완전히 걷힐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서 화단에 살충제를 뿌리고 옷을 갈아입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막걸리가 있기는 한데, 친구들이 농기계를 다루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막걸리 대신 음료수를 조그만 병에 따라서 담고 종이컵 3개를 챙겨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홀목골로 향하였다.
옻샘 직전의 너럭바위라고를 알려주었을 때 어딘지 직감하기는 하였지만 오랜만에 홀목골로 갔다.
예전에 걸어서 다니던 지름길은 없어지고 차가 다닐 수 있는 농로로....
어려서 친구들과 산불을 내서 어른들이 불탄 묘에 여물을 뿌려주었던 생각이 나는 산모퉁이를 지나니,
예전에는 모두 논이었는데 군데군데 밭으로 변하여 낯선 풍경을 이룬다.
너럭바위가 보일 무렵이 되니 트랙터 소리가 들린다.
ㅇ덕은 트랙터로 밭을 갈고, ㅇ환의 뒤쫒아 다니며 돌을 골라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작업을 마치고 나왔다.
ㅇ덕은 ㅇ환이 일하며 먹으라고 주었다는 노란 방울토마토 두 알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어 내게 준다.
셋이서 그늘진 길바닥에 앉아서 시냇물에 담가 두었던 막걸리와 방울토마토와 커피와 내가 가져간 음료수를 식성대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들은 이 나이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ㅇ환은 이번에 간 밭에는 중복 전에 비가 오면 들깨를 심는다고 한다.
ㅇ덕은 일을 마치고 방동저수지에 가서 같이 점심밥을 먹으려고 지갑을 챙겨왔다고 한다.
그사이 일하러 두 분이 더 오셔서 합류하였고, 친구 일하는데 방해도 되겠고, 며칠 전부터 속이 좀 불편하기도 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홀목골로 올라가며.....
군데군데 밭으로 변하고.....
여기에 바위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럭바위인 줄은 몰랐었다. 아니면 오랜만이라 잊어 먹었나?
ㅇ덕이 너럭바위에서 만나자고 할 때 곧바로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옻샘
동네 친구들은 밭일을 시작하고 나는 여기까지 온 김에 옻샘을 찾아보러 갔다.
생각했던 위치에 있기는 한데 주변 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어렸을 때..... 한여름에 옻샘에서 홀딱 벗고 목욕하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옻샘 주변은 바위로 이루어진 주변보다 높은 곳에 있었으며, 옻샘 앞에는 어린이 키 정도 낮게 흐르는 개울이 있었다.
옻샘물은 개울을 가로질러서 놓여있는 나무홈통으로 개울보다 지대가 높은 논에 물을 대는 구조였다.
나무홈통의 중간을 막으면 옻샘물이 어린이 키만큼 낮은 개울로 떨어지니 여기에 들어가셔 샤워를 하는 것이었다.
바위틈에서 나는 물이라 한여름에도 오래 들어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갑다.
아마도 물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추워서 닭살처럼 소름이 돋는 것이 옻이 올랐을 때와 비슷해서 옷샘이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때 새마을 사업으로 고향동네 수도시설을 할 때 수원지로 쓰이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어린시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변하였다.
밭 주변에 방범용이라고 하기에는 과한 울타리가 있다.
표지판을 보니 '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로 구청의 지원사업으로 설치하였으며 5년간 무단훼손 및 철거불가라고 되어 있다.
고라니와 멧돼지 피해가 있단다.
수고 하셔.....
어려서 산불을 냈던 곳.....
꿀풀.
홀목골로 가는 옛길.....
금수봉.
홀목골로 가는 옛길은 잡풀이 우거져서 뱀이라도 나올 것 만 같은 분위기다.
장화를 신고 올 걸.....
금계국....
시내버스노선도(41번 서부터미널~성북동/성북2통마을회관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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