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 집/20180401
엊저녁에는 큰방에는 전기장판을 깔고, 작은방에는 텐트를 치고 잤다.
내가 자란 집은 아니지만 한때는 당숙이 사셨으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아있는 집이기도 하다.
초가지붕 처마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고드름과 뒤곁 우물가와 마당에 유난히 자갈이 많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대문 옆에는 으름나무가 있었고 대문 밖에는 돌나물이 많았었다.
이런저런 추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록새록 솟는데 정작 이 집에서 자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어제 지붕 일을 했더니만 온몸이 쑤시고 허리가 제대로 굽혀지지도 않는다.
오늘은 힘들지 않는 간단한 일이나 하기로 하였다.
큰 균열의 틈에 우레탄 발포제를 주입하였다.
불 때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는 아내지만 나도 만만치 않다.
보름 전에 아내와 딸이 와서 집에서 가지고 온 채소와 꽃씨를 뿌렸단다.
특별한 구획이 없이 뿌렸으니 어디에다 무슨 씨앗을 심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힘든 일을 자제하려고 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삽을 들고 골을 팠다.
흙덩이도 깨고 밭을 고르기도 하고....
동네 어르신이 주신 씨감자를 심고 , 도라지, 강낭콩, 아욱씨도 뿌리고 약암리에서 가져 온 가지씨도 뿌렸다.
이번에는 밭고랑을 파서 확실하게 구분하였다.
상추 씨앗도 주셨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서울에 올라와서 사진을 확인해 보니 신문지로 접었는데 폐지라고 생각하여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식구들이 밭을 일구는 동안 딸은 톱으로 땔 나무를 정리하였다.
씨앗을 심은 곳에는 팻말을 세우고....
밭을 일구다가 흰 민들레가 있기에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동네 어르신이 잡초라고 뽑아내라고 하시지만, 봄까치꽃은 그대로 두려고 한다.
여기서 먹거리를 길러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것도 아니고 꽃과 더불어 재미삼아 재배하려는 것이니 굳이 뽑아 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식구들이나 들랑거릴 테지만 그래도 길과 꽃이나 채소를 심은 곳은 구분하는 것이 좋겠기에 줄도 치고, Thomas가 돌을 한 줄로 심었다.
돌무더기를 정리하다가 확독을 발견하여 여기에 굴려다 놓았다.
확독 반대편에는 안을만한 큰 돌도 하나 굴려다 놓았다.
저녁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씨앗을 뿌린 밭에 물도 주고....
해질 무렵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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