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명항/20161015
한 때는 서울에 살면서도 텔레비전에서 일기예보를 볼 때 속초지방의 일기예보가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 들고 생활환경이 바뀌며 여행을 다니는 반경도 차츰 줄어들었다. 속초는 숙박여행으로만 다니다 보니 더욱 뜸했는데 올 봄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설악산에 오며 들리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도 아내는 강릉을 다녀오자고 했지만 나는 오랜만에 속초도 가고 싶었다.
동명항 부근을 둘러볼까 해서 들렸는데 차가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도로가 혼잡하다. 되돌아 나와서 좀 한적한 곳에 주차하고 걸어서 동명항과 영금정 주변을 둘러보았다. 속이 더부룩해서 힘들기는 하지만 먼 길을 왔으니 그래도 둘러봐야지 하는 욕심이랄까?
가까이 보이는 다리가 금강대교이고 멀리 보이는 다리는 설악대교이다. 금강대교를 건설하며 업무상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자주 가게 되었는데 그 때만해도 설악대교는 있었지만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으니 설악대교를 건널 일은 없었다. 오랜만에 왔으니 섬으로 변한 아바이마을도 둘러보고 싶었는데 몸이 불편하니 모든 게 귀찮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속초에서 갈 때마다 숙박하던 지역에 가서 알아보니 숙박비가 다른 곳보다 월등하게 비싸다. 단풍철에의 설악산이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포켓몬고 게임이 되는 지역이라 떠들썩했던 때문인지 올해 관광객이 1.4배 정도 증가 했다는 뉴스도 있다. 그렇다면 속초를 벗어나서 강릉으로 가면서 숙소를 알아보기로 하고 아쉽지만 속초를 떠났다.
하조대 부근을 지날 무렵 신호등 앞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해서 속도를 높이려는데 차에서 이상한 소리와 흔들림이 있다. 펑크가 났구나 생각하며 비상등을 켜자마자 경찰이 와서 조금 더 전진하면 넓은 장소가 있다며 알려주고 뒤에서 안전을 확보해 준다. 예비 타이어로 바꾸고 나니 힘을 쓴 때문인지 더부룩하던 배도 좀 꺼진다. 어느 듯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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