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20220910
추석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초록집으로 모였다. 14개월 차인 Seung은 이제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더 신통한 것은 전혀 울지 않는 것이다. 성북동집의 이웃집은 아기의 우는 소리가 아니면 사람이 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우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아기니까 의사표현을 우는 것으로 하는구나했는데 Seung을 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다. Seung은 울지 않아도 의사 전달이 되나보다. 꼭 다문 입술이 야무지게 보인다. 내 손자라 그리 보이나?
밥(이유식) 한 술을 먹는데 온 힘을 쓴다. 하여튼 잘 먹으니 좋다.
다섯살 터울의 Jun은 동생을 보아서인지 한결 늠름해 보인다. 가끔 동생을 힘들게 할 때가 있기는 하다던데 동생을 잘 챙긴다고 한다.
Jun은 숫자와 연관된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인데 덧셈과 뺄셈은 자릿수와 상관없이 한다. 아빠가 방법을 알려주었단다. 물론 주산학원도 다닌다. 목에 걸고 있는 것은 만보기인데 걸음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숫자가 넘어가는 것을 좋아해서 내가 선물한 것이다. 걸어 다녀서 숫자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숫자를 올리기 위해서 팔을 휘두르기도 한다. 어떻든 운동은 덤으로 되는 셈이다. 내게 덧셈과 뺄셈 문제를 내 달라고 한다.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면 한결 쉬울 텐데... 어쩔 수 없다. 하기야 나도 글씨쓰기와 수저사용 등 몇 가지를 제외한 도구 사용은 왼손잡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검산을 했다. 15자리를 넘는 숫자는 입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어제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항 지하주차장 사고에 대한 뉴스를 보았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인데 애비가 아직 Jun이 죽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귀띔해 주었다.
Jun에게 이야기를 해 주다보니 천문학과 관련된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다. 북쪽이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방위(동서남북)에 대해서 알고 있다. 초록집의 서쪽에 수명파크가 있다고 알려 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게제에 태양과 달에도 방위가 있다고 쉽게 설명하여 주었지만 알아듣지는 못한 듯하다. Jun이 숫자를 좋아하니 한 바퀴 빙 돌면 360도라는 것과 지구의에 쓰여 있는 경도와 위도도 설명하였으나 경도와 위도까지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하다. 태양의 표면 온도가 6,000도 이고, 별이 무지하게 많다고 하니 Jun이 무량대수를 들먹이던데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이 6,000개이고, 태양의 나이가 46억살 이라고 숫자와 연관된 것을 알려주었다. 태양의 나이를 이야기하니 태양이 태어나고 죽는다는 것을 설명해야 했다. 태어나는 과정은 자석이 서로 붙듯이 먼지가 모여서 자꾸 커지고, 커지면 뜨거워지고, 어쩌구 저쩌구.... 말이 되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뉴턴까지 들먹이며 하여튼 설명을 하였다. 그러나 태양이 죽는 것은 어제 애비한테 죽음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지만 Jun에게 설명이 쉽지 않다. 질량의 크기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을 설명 할 수 없어서 태양은 가스레인지에서 가스를 다 쓰면 불이 꺼지고 점점 식는 것처럼 변한다고 밖에 설명하지 못하였다. 초신성이나 블랙홀은 설명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겠다. 별이 탄생했다가 죽는다는 정도만 알아도 대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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