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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20170110

 

  작년 9월 10일 풍천리에서 주워 온 도토리를 다음날 전지가위로 반으로 잘라서 껍질을 벗겨서 9월 22일까지 광주리에 담아서 날씨 좋으면 옥상에서 나쁘면 발코니에서  말렸다. 이렇게 말린 도토리 1,950g을 비닐봉지에 넣어 두었다. 바로 묵을 만들려고 했더니 날씨가 더워서 물을 우려내는 동안에 쉰다는 친구의 조언에 날이 추워지기를 기다렸다.

 

 

20160911

 

 

 

  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몇 번 잃어버렸다. 며칠 전에 묵을 만들어 먹자는 생각이 났을 때 포스트잇에 '묵'이라고 써서 주방에 붙여 놓았다. 가루를 만들기 위해서 방앗간에 가면 되겠지만 워낙 소량이라 친구의 조언대로 집에서 믹서로 갈기로 하였다. 다음날 말린 도토리 가루의 1/3 정도를 믹서로 갈아서 고은체로 쳐보니 가루가 거칠고 잘 갈아지지 않기에  물어 불려서 갈고 체로 쳐서 무거리를 걸러냈다. 그리고 도토리 가루 물을 하루 동안 방치해 두니 위에 맑은 물이 떠오른다. 물을 따라내고 다시 물을 부어 세 번 우려냈다.  

 

 

 

  가라앉은 도토리 녹말에 물을 부어 죽을 쑤었다. 나는 묵을 먹어보기만 했지 만들어 본 경험이 없으니 아내가 농도를 조정하기 위해서 물을 부어가며 눌어붙지 말라고 계속 저으며 끓였다. 소금도 조금 넣었다. 한참 끓을 때 밥을 할 때와 잦히듯이 한동안 불을 줄여서 은근히 열을 가하다가 다시 불을 높였다가 껐다.

 

 

 

그릇에 덜어서 방치해 두면 굳어서 묵이 되는데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냄비채로 그냥 식혔다.

 

 

 

  오늘 아침에 묵을 칼로 자라 냈는데 사 먹는 묵처럼 땡글땡글하지 않고 흐물거리고 힘이 없다. 가루가 곱지 않더니 역시 묵도 뭔가 알갱이가 씹힌다. 도토리묵을 만드는 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직접 만든 묵이니 간장 양념을 해서 두 차례 맛있게 먹었다. 양념해서 접시에 담은 사진은 이 분야에서는 나보다 훨씬 눈썰미가 넘치는 딸이 장식하고 찍었다.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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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먹는 새들/20170110

 

  한 때는 국화 꽃잎을 따 먹으러 오더니 국화 화분 근처에 접시에 강화도에서 주워 온 쌀을 담아 놓아도 좀처럼 먹으러 오지 않는다. 그동안 몇 번 와서 먹기는 하였지만 쌀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어제는 그 쌀을 참새들이 홍시를 먹으러 와서 보고 있을 때 조금 뿌려 주어 보기도 하였다.  쌀을 쪼아 먹기 불편한가? 언제나 그런 것이 아니어서 한동안 뜸했는데 며칠 전부터  아침 햇살이 비칠 무렵이면 홍시를 먹으러 새들이 몰려든다. 주로 참새 떼가 오고 찌르레기 두 마리도 자주 온다. 오늘은 사진을 촬영하는 중에 까치가 날아와서 홍시를 먹는데 당황해서 셔터를 찾느라 더듬거리는 사이에 날아가 버렸다. 80-200mm 줌렌즈로 당겨서 촬영해 보았으면 좋겠는데 창문을 오랫동안 열고 있으면 새들이 도망가기도하고, 삼각대 설치하고 초점을 수동으로 맞추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핑계로 손이 가지 않는다. 게을러진 증거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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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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