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안경을 끼고/20210622

 

  젊어서는 나이 들면 책이나 읽으며 지내리라 생각하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며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에 11시~12시 방향 이외에는 흐릿하게 보이는 난시가 겹쳤다. 별보기가 취미인데 초승달이 바나나송이처럼 보이고 별에 뿔이 달린 것처럼 보인다. 쌍안경은 좌우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조정하는 한계를 벗어나 한쪽 눈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 들며 정열이 식어 가는데 눈까지 이러니 별 볼 기회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제는 오랜 시간 책을 읽기도 어려워서 듣는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까지 안경은 2개로 주로 실내에서 쓰는 알이 큰 것과 운전 할 때나 실외에서 작업할 때 쓰는 알이 작은 안경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요즈음 일부러 신경 써서 컴퓨터 화면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니 부연한 느낌도 들고 글씨의 색깔이 검정이 아니라 짙은 회색으로 보인다. 눈에 뭔 병이라도 생겼나 해서 안과에 가 볼까 하다가 단골 안경점을 방문하였다. 안경을 맞춘 지 오래 되어서 그사이 시력도 저하되고 렌즈표면이 마모가 되어서 부연하게 보이는 것 같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화면을 볼 때 주로 사용하기 위하여 실내용을 하나 더 맞추었다. 어제 성북동집에서 서울집으로 오자마자 주문하였는데 오늘 완성되어 찾아왔다. 안경을 새로 장만한 기념으로 큰집 손자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는데 저녁에 작은집 손자가 왔기에 작은집 손자에게도 찍어 잘라고 했다. 5살인 작은집 손자는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찍을 수 없겠기에 한 손으로 내가 카메라를 들고 손자는 중심점을 겨냥해서 셔터를 눌렀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내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색하고 표정이 굳어지는데 손자들이 찍어주면 그런대로 자연스럽게 찍히는 편이다. 

 

큰집 손자가 촬영

 

 

작은집 손자가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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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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