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양로봉/20160917
추석 휴일과 토요일이 이어져서 이번 연휴는 5일이다. 연휴라고 특별할 것은 없지만 멀리 가지는 않더라도 바람이나 쐬고 오자며 아내와 영흥도에 다녀왔다. 멀리 가면 귀경인파에 휩쓸려 고생할까 염려되어 영흥도 장경리해변에 가서 바다를 구경하기로 하였다. 추석연휴답지 않게 한적하던 도로가 시화방조제쯤 가니 돌아오는 도로에 차가 밀리는가 하더니 대부도에는 더욱 많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집으로 되돌아올 때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장경리해변에 도착하니 여름철 못지않게 붐빈다. 도로 양 옆으로 주차한 차들로 빈자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10,000원이란 주차비가 만만치 않다. 차라리 임도에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장경리해변에서 양로봉으로 가는 임도로 들어갔다. 아내는 차에 있겠다기에 혼자서 카메라만 챙겨서 양로봉에 다녀왔다.
숲길을 걷는 내내 가까이에 있는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중간에 만든 지 얼마 되지 않는 전망대가 있기는 하지만 빼꼼히 한쪽 바다가 보일 뿐이다.
잔대꽃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국민학교 4~5학년? 때쯤 우리 집이 모시풀 수확하던 날이었다. 잔대를 캐오라기에 동생 둘과 함께 괭이를 들고 집에서 좀 멀기는 해도 우리 논이 가까운 진치골(진티)에 갔다. 지금은 정글처럼 우거져 들어 갈 수도 없지만 그 당시에는 벌거숭이 산이었으니 비만 오면 개울물이 붉덩물이었다. 사태가 나서 골이 깊게 파인 산에서 첫 번째 잔대를 캐려고 괭이로 흙을 찍었는데 하필이면 말벌집이었다. 나만 머리를 세 방을 쏘여서 울며불며 집으로 되돌아왔다. 오랫동안 울어서인지 벌에 쏘여서인지 입이 바싹 말랐던 기억이 있다. 말벌집은 아버지가 가셔서 태워버리고 놓고 도망 온 괭이를 찾아오셨다. 그 이후에도 벌에 여러 번 쏘였지만 그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잔대(우리 동네에서 잔디라고 불렀다)뿌리가 도라지처럼 생기고 껍질이 옆으로 까진다는 것은 지금도 기억하지만 꽃은 긴가민가해서 인터넷에서 확인하였다. 그러고 보니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양로봉
양로봉 정상 바로 아래에 도착하니 바다가 보인다. 영흥화력발전소 부지에 있는 풍력발전기와 물 빠진 장경리해변이 보인다.
멀리 인천에서 영종도로 가는 인천대교와 송도의 고층건물들이 보인다.
선재도 방향
양로봉 정상에서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을 따라갔다.
■0917 (영흥도 : 둘이서 : 151Km) -남부순환-오류ic-경인로-동부제강입구교차로-오리로-서해안로-월곶교차로-77-301-시화방조제-대부도 북동삼거리-대선로-선재대교-영흥대교-영흥도-영흥로-장경리해변-양로봉 임도-양로봉(되돌아서)-장경리해변-영흥로-(되돌아서)-영흥버스터미널-영흥북로(해물칼국수)-임도-붉은노을팬션 후문 해변(되돌아서)-영흥북로-영흥대교-선재도-낭하리(일몰)-선재대교-대선로-시화방조제-301-77-월곶교차로-서해안로-오리로-경인로-오류ic-남부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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