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테미오래(충청남도청 구 관사)/20250502
어제 낮부터 요란하게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고 내일 또 비가 내린다고 한다. 비 온 끝이라 꽃밭에서 일 할 처지가 아니다. 손자가 어버이날도 머지않았다며 할머니와 하부지(손자가 나를 부르는 명칭)를 위하여 대전에서 근사한 식당을 예약하려고 하였단다. 그런데 긴 연휴 탓에 예약이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연휴를 맞이하여 성북동에 올 때 금일봉을 내놓으며 할머니하고 맛난 것 사 잡수라고 한다. 알바를 하는 것도 대견한데 할머니와 하부지를 생각해 주니 뿌듯하다. 날씨가 화사한 봄날 테미오래도 구경할 겸 손자가 보내준 후원금으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 성심당
1980년대 아내와 딸과 함께 팥빙수를 먹으러 간 것이 처음이었으리라. 요즈음은 딸이 성북동집에 오갈 때마다 대전역에서 성심당 빵을 사오곤 한다. 딸이 지난번(20250416)에 성북동집에 왔을 때 아내와 함께 성심당에 가서 점심도 먹고 팥빙수도 먹었다고 하였다.
테미오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하여 보름 전에 다녀온 아내를 따라서 성심당으로 갔다. 중학교 때부터 대전에서 살았으니 성심당이 어디쯤에 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가려니 헷갈린다. 성심당 부근에 도착하니 빵을 사려는 분들이 'ㄹ'자로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 테라스키친에도 20여 팀 정도가 기다리고 있다.
1980년대 성심당
성심당 제품은 빵 뿐만 아니라 음식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다. 손자 덕분에 맛있게 점심을 먹었는데 이런 가격이라면 몇 번은 더 먹을 수 있겠다.
성심당 인근에 있는 대흥동 성당
주변의 이팝나무 가로수가 한창이다.
성심당에서 테미오래로 되돌아가는 길에 모교(고등학교)를 지나갔다. 잠깐 교문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경비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좀 더 들어 가보고 싶었지만 경비원이 자리를 비웠기에 그냥 돌아섰다. 1970년도에 졸업하였으니 벌써 55년이 지나갔다. 키 큰 나무와 교훈을 새긴 돌은 그대로인 듯한데 건물은 모두 바뀌었다.
■ 테미오래(충청남도청 구 관사)
충청남도청 두 관사가 어디쯤에 있는지는 모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직접 가 보기는 처음이다. 아내는 보름 전에 딸과 함께 다녀온 곳이다.
도지사 공관(#1)은 공사 중이고, 구 관사 6호(#6)는 휴관 중이기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구 관사 3호(#4) 및 구 관사 4호(번호 없음)는 소실되었다고 한다, 구 관사 8호(#8)과 구 관사 10호(#10)는 홈페이지에 미개방이라고 한다.
● 구 관사 1호
● 구 관사 5호(테미메모리)
● 구 관사 2호(테미놀이터)
● 구 관사 7호(테미살롱)
● 구 관사 9호(테미창작소)
구 관사 7호와 구 관사 9호는 연휴가 끝나는 닷새 후(20250507)에 운영을 종료한다고 한다. 마지막 모습을 관람한 셈이다.
■ 청화사
고등학교 동기생 480여 명 중에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친구는 박G춘이 유일하다. 대학교도 학과는 다르지만 같은 학교였다. 학교에서 머지않은 곳에 살았는데 울안에 키가 큰 가중나무에 능소화가 피어 있었다. 능소화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어느 선생님이 박G춘네 집의 능소화를 언급한 적도 있을 정도로 주변에 알려져 있었다. 대학 다닐 때에는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 다녔었다. 이번에 테미오래를 다녀오기로 정하며 이웃에 있는 박G춘네 옛집을 가 보기로 하였다. 우선 서울에 있는 딸에게 부탁하여 고등학교 앨범에서 박G춘네 옛집 주소를 알아내서 확인해 보았다. 예전 주소가 분할된 듯하며 당시에도 절집이었는데 지금은 청화사로 되어있다.
보문산청화사
사찰은 예전 친구네 집과는 완전히 다른 커다란 절집이다. 예전의 모습을 짐작할 수조차 없다. 절 안에서도 인적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하였다.
청화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나이 지긋한 분이 계시기에 이 동네 오래 사셨냐고 물어보았다. 오래 살았는데 처음부터 지금의 청화사 그대로라고 하신다. 내가 알고 있던 50년 전의 모습이 어찌 변했는지가 궁금하다고 하였더니 이사 온 지 20년이 되었다고 하신다.
■ 보문산공원
테미오래와 친구 박G춘네 옛집이 있던 정화사를 둘러보고 아내가 보문산공원에 가 보자고 한다. 아마도 결혼식하고 신혼여행 떠나기 전에 시간을 보내려고 동네 친구들과 왔던 것이 마지막이었을 듯하니 46년 전이다.
주차장에 주차했는데 아내는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고 여기서 기다리겠다며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전망대 부근까지 올라갔는데 공사 중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차는 올라오지 말라는 뜻인가? 하고 계속 올라갔더니 전망대조성공사 현장이 나온다. 준공예정일이 10월이다. 주변이 담장으로 완전히 차단되어 대전시내 쪽으로는 집 한 채도 보이지 않는다. 되돌아 설 수밖에.....
■ 20250502 (테미오래(충남도지사공관)+성심당+청화사 보문산공원 : 1일 : 둘이서 : 35km) -방동저수지-4계백로-예술가의집네거리-대흥로-대고오거리-테미오래(주차 후 도보)-대고오거리-대흥동네거리-대종로-성심당(점심)~테미오래(충남도지사공관) 관람-청화사 다녀옴-보문로-보문산공원오거리-보문산공원로-보문산공원(주차)-보운대 다녀옴-보문산공원로-보문산공원오거리-충무로-테미삼거리-문화로-머티네거리-도마교-도산로-도마네거리-4계백로-방동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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