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20220618-20220619
● 20220618
장마철이 가까워지니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렵고 무덥다. 가뭄이 심해서 꽃밭과 텃밭에 물을 주어야 할 텐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믿다보니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그래도 물 호스를 펼쳐서 가끔 물을 준 효과는 대단하다.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이웃 땅콩할먼네는 겨울에도 수시로 와서 밭을 돌볼 정도로 온갖 정성을 들였으나 가뭄을 피해가지 못하였다. 고구마를 제외하면 우리 텃밭이 더 풍성해 보일 정도이다. 집 앞 밭의 젊은이들은 모든 농작물들이 말라 죽고 고구마 몇 포기와 옥수수가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고 있을 뿐이다. 젊은이들이 아침나절에 들리기는 하였지만 아무 일도하지 않고 우리집에 들려서 인사만 하고 바로 떠났다. 하기야 큰일을 앞두고 있으니 일할 형편도 아닌 듯하다.
본채 데크에 2년 전에 만들어서 여름철에 설치하고 가을철에 철거하는 그늘막을 설치하였다.
패랭이
아직은 작달막하지만 메리골드가 피기 시작하였다.
메리골드 겹꽃
채송화
낮 11시 경이면 꽃봉오리가 오그라드는 것이 아쉽다.
흰 접시꽃
어제 한 송이가 피었는데 하루 사이에 세 송이가 더 피었다.
과꽃
예전에 많이 보았던 친숙한 과꽃이기에 보니 아내가 사다 심었단다. 사 올 때는 꽃의 색깔이 파란색이었단다. 꽃의 색깔도 변하고 볼품없이 키만 껑충한데 이제 꽃이 시들어 간다. 정작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찍은 사진이 없기에 이제라도 촬영하였다.
작년에는 누님이 이웃 밭에 농사지은 아욱을 엄청 많이 먹었는데 올해는 고향친구 김ㅇ기가 준 상추 모종을 키워서 상추를 원 없이 먹고 있다. 옆에 있는 열무김치는 누님이 주신 것이다.
오후에 고교친구 신ㅇ순 부부가 방문하여 야외데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동네친구 강ㅇ덕이 전화를 했다. 윤ㅇ환이 감자를 수확했다는데 한 박스는 내게 가져다주라고 했다며 트랙터에 싣고 왔다. 바쁜지 감자를 내려놓고 바로 떠난다.
묵직하게 한 박스를 받았다. 힘들여 지은 농산물인데 이렇게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친구들 고맙네. 고향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 내일 서울로 떠나면 수행 중인 업무 성격상 언제 성북동집에 다시 올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저녁때 이발도 하고, 진잠에 가서 생필품도 구입해 왔다.
● 20220619
요즈음 으스스한 고라니 울음소리도 들던데 어제는 우리집 부근의 밭에서 고라니망을 설치하는 것을 보았다. 집 앞 젊은이 밭에는 고라니 배설물인 듯한 것도 있기에 아침 일찍부터 작년에 설치한 텃밭의 고라니망을 연장하여 설치하였다.
귀찮더라도 고라니를 완벽하게 차단하려고 출입문을 만들어서 낮에는 열어두고 밤에는 닫을 예정이다.
아내는 서울집으로 보낼 상추와 누님 밭에서 아욱을 수확하였다.
백일홍이 피기 시작하였다.
남천
작년에 가지치기 작업을 해 주어서인지 올해는 꽃이 많이 피지 않을까 기대된다. 별채 앞에 껑충하게 있어서 별채에서 꽃밭을 내다보기에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꽃이 진 겨울부터 이듬해 봄에 새싹이 돋아날 때까지 붉은 열매와 단풍잎으로 꽃밭의 황량함을 달래주는데 큰 몫을 하는 매력이 있다.
보리수 열매
아주 많이 열려서 지금까지 두어 번 땄다. 평생 이렇게 많이 따보기는 처음이 아닐까?
보리수 열매로 시럽을 만들어서 빵에 발라 먹기도 하고, 희석하여 음료로 마셨다. 생으로 먹을 때에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맛이 괜찮다. 딸내미가 시럽을 만들 수 있도록 보리수 열매를 서울집에 보내며 아내가 첨부한 레시피이다.
어제 고교 친구 신ㅇ순에게 받은 캘리그래피 머그컵에 커피를 마셨다.
■ 추신
이틀 후(20220620) 업무 출장 중에 곤지암 숙소에서 블로그에 포스팅 할 '캘리그래피 머그컵과 꽈리' 글을 완성하고 성북동집에 있는 아내에게 우선 보여주려고 카카오톡도 보내고 통화도 하였다. 그러던 중에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친구 신ㅇ순이 받는다. 깜짝 놀라서 스마트폰을 보니 아내가 아니라 잘못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기왕 통화한 김에 어제 친구가 떠나고 나서야 날이 더운 것을 알았다고 하니 더웠었다고 인정한다. 미안하오. 그리고, 머그컵을 만드는데 초벌구이를 주문하고 나와 아내에게 어울릴 글을 구상하고 써서 천안으로 보내서 유약을 바르고 구워서 머그컵이 완성되었단다. 이렇게 만든 컵을 성북동에 가지고 오기까지 보름이 걸렸단다. 설명을 들어보니 잠깐만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여러 절차와 단계와 정성이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 점심밥을 먹고 내일부터 이천에서 시작되는 출장을 위하여 서둘러서 서울집으로 향하였다.
■ 20220616 (성북동 : 3박3일 : 수원 출장 복귀-둘이지냄-혼자 서울집 : 181km) 성북동/밤에 도착(0616)- -토마토 오이 고추 파프리카 묶어주기+가지 토마토 지주대 설치+텃밭 잡초제거+마늘 주아 수확+넝쿨장미 꽃대제거(0617)- -본채 데크 그늘막 설치+청소+신ㅇ순 부부 다녀감+진잠(생필품)+이발(0618)- -고라니망 연장+텃밭 비료주기+살충제 살포(고구마)+보리수 열매 따기-진치고개-중세동-중세교차로-1-박정자삼거리-반포교차로-32-월송교차로-23-차령휴게소-유천교차로-1-43-평택대교-길음교차로-강변로-안중-39-양촌ic-42-목감ic-서해안고속-서부간선-구로ic-남부순환-강서면허시험장(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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