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과 함께/20200303~20200305
어제부터 Jun과 함께 지내고 있다.
갑자기 와 있을 수밖에 없어서 대부분의 시간을 Jun에게 맞추게 되었다.
다른 때라면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으니 사진도 많이 찍었을 텐데 이번에는 Jun만 있게 되어 사진보다는 같이 놀아 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20200303
어제는 낮에 와서 놀다가 밤에는 까치산집에 가서 자고 오늘 이른 아침에 다시 왔다.
화분에 물부터 주고....
전에 할아버지와 같이 고친 타이머라며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논다.
Jun이 숫자를 유난스럽게 좋아하고 챙긴다.
장난감도 가지고 논다기보다 여러 개를 펼쳐놓고 세고 또 세는 것이 놀이이다.
앞으로 세고 뒤로 세고....
타이머도 그런 의미에서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변하는 재미에 기지고 노는 셈이다.
전자계산기로 더하기나 빼기를 하는데 아주 간단한 것은 알지만 버튼을 눌러서 나오는 숫자를 읽는 정도이다.
구구단도 하고....
식구들 수도 수시로 세어서 확인한다.
책도 내용보다 몇 쪽에 무엇이 있는가가 중요한 모양이다.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가끔은 내 시간을 갖으며 쉬기도 하였지만 Jun을 상대하며 놀았다.
집안 서쪽 창에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급하게 옥상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옥상에 올라가 본다.
20200304
21시 55분경부터 23시 10분가지 75분 동안 Jun과 이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1분 단위로 시간이 바뀔 때마다 '할아버지 보세요!'를 외쳐댄다.
처음 10분 정도는 지낼 만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칠 줄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초 단위로 숫자를 세면서 또 몇 분을 보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시간이 바뀔 때쯤부터는 식탁 쪽으로 와서 숫자가 바뀌는 것을 확인 하였지만 나중에는 식탁 의자에 앉아서 보았다.
두세 번은 딴전을 피우다가 시간이 넘어가는 것을 건너 띄기도 하였다.
이제 잠을 자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잘 생각을 않기에 어떻게든 재워 볼 요량으로 움직임을 최소화 하였다.
대전 발 ㅇ시50분 세상은 잠이 들어 ....'라는 대전 블루스도 불러 주고....
나도 졸린다!
20200305
해질 무렵이 되니 식탁 유리가 프리즘이 되었다.
'할아버지 찍어주세요!'
그래서 찍었다.
해가 보이는 아침과 저녁에는 지구의에 햇빛을 비추며 낮과 밤에 해가 어디쯤을 지나는지 여러번 알려주었다.
알아 들을리는 없겠으나 캄캄한 밤에 해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땅바닥을 가리킨다.
Jun의 말로는 해가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데 설명을 들어서 아는 것은 아니겠지....
3월 5일까지 2박 4일을 Jun과 함께 지냈다.
같이 지낼 때에는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돌아간 다음에 생각해 보니 대소변은 할머니와 고모가 아닌 나에게만 부탁하였다.
코로나19로 유치원 입학이 미루어졌을 뿐 유치원에 가야하는데 그 전에 적절한 변화가 생겨야 할 텐데..... 치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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