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20180613
어제 저녁때 울릉도에서 할 일을 마쳤지만 출항시간이 오늘 오후이기에 하루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업무상 준비만 해 갔을 뿐 여유시간을 보낼 준비는 생각하지 않았다.
울릉도에서 네 끼를 먹었는데 첫 번째 만 다른 식당에서 먹었다.
음식가격이야 어느 식당이나 육지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말 한마디라도 정감이 있고, 구면임을 내색하고, 뭔가 도움을 주려는 태도가 돋보인다.
꽁치 철은 아니지만 냉동꽁치로 만들었다는 꽁치물회는 처음 먹어 보았는데 포항에서 먹은 다른 물회보다 맛있게 먹었다.
초행에 울릉도 관광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아침밥을 먹으러 간 식당 주인에게 문의하여 우선 천부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였다.
동행한 분이 여행 안내서를 훑어보았다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천부가 어디쯤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버스에 오르니 어제 다녀온 도동항과 사동항을 거쳐서 울릉도를 시계방향으로 해안길을 달렸다.
거북바위
천부로 가는 버스 차창 너머로....
[그후]
울릉도 거북바위 붕괴사고/ 20231002.... https://www.youtube.com/watch?v=yAHPJJwlz_s
타고 간 버스의 종점인 천부에서 내렸다.
여기서 나리분지나 관음도행 버스가 있지만 운행간격이 한 시간 정도이다.
강릉행 배의 출항시간에 맞추려면 나리분지나 관음도에 가더라도 타고 간 차로 되돌아 와야 할 것 같았다.
가자마자 되돌아 올 바에는 아쉽지만 다음에 울릉도에 갈 때를 기약하고 천부에서 머물기로 하였다.
천부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해안을 둘러보다가 전망대를 알게 되었다.
'해중전망대'라는 간판은 보지도 못하여서 바다 한가운데 일반적인 전망대를 만들어 놓고 입장료를 받는 것이 의아했다.
그래도 여기가지 왔으니 들어가 보자며 전망대에서 나오는 나이 지긋한 두 분에게 '구경할 만 해요?'라고 인사 겸 물어보았다.
두 분 다 머뭇거리며 씨익 웃으며 지나간다.
통로를 거쳐서 입구에 들어가니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걸어서 올라갈 요량으로 계단으로 가니 출입금지란다.
전망대 만들어 놓고 올라가는 통로를 막다니....
그런데 내려가는 계단은 열려 있기에 걸어 내려가서 보니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전망대라는 것을 그 때서야 알아차렸다.
'해중전망대'란 간판은 나중에 사진에서 발견하였으니 눈을 장식품으로 달고 다닌 셈이다.
바다 속을 들어가 보지 않아서 생소했지만 바다를 잘 아시는 동행한 분이 물고기와 조개류와 해초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신다.
바다 쪽 유리를 닦지 않아서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은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찌 보면 물고기들이 인간을 구경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동항에서 천부까지 오는 동안 해안길과 험한 산길이 반복되는 느낌이다.
대중교통이 아니라면 쉬엄쉬엄 넘으며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제 들렀던 사동 신항.....
어제 택시기사 분이 제상에 오른 돼지머리 같다는 바위....
천부에서 다시 저동항으로 되돌아 왔다.
출항시각까지 남은 시간에는 관해정 그늘에서 시간을 보냈다.
출항 한 시간 전에 멀미약도 먹고 하루 종일 음식에 신경을 섰다.
어제 고생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뱃속도 더부룩해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지만 파도가 잠잠해서 고생하지 않고 강릉항에 도착하였다.
어제 저녁에는 울릉도 저동 식당에서 여행 온 옛 직장동료를 20여년 만에 만났고,
오늘은 울릉도 여행을 마치고 같은 배로 강릉항에 내린 고교 동창생들을 만났다.
좁은 세상에 산다는 것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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