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북동(동네 한 바퀴)/20250214-20250215
■ 20250214
오랜만에 성북동에 왔으니 동네도 돌아보고 운동도 할 겸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정월대보름 거리제 행사
성북2통은 해마다 정월대보름날 밤에 용두탑(성북동돌탑)에서 거리제를 지낸다. 그저께가 대보름이었는데 행사를 치른 흔적이 보인다. 웃둥구나무까지 둥구나무거리를 걸었다. 어렸을 때에는 대보름날까지만 연을 날릴 수 있어서 대보름 전날 저녁 때 연줄을 끊어야 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통조림 깡통에 철사 줄을 달아서 만든 불깡통에 조그마한 나뭇가지와 마른 쇠똥에 불을 붙여서 돌리거나 이웃 동네와 불깡통과 돌팔매 싸움을 하던 생각이 난다. 어느 해인가 신뜸에 사는 동창인 김S경이 내게 돌을 던졌다. 그냥 있었다면 옆에 떨러졌을 날아오는 돌에 몽둥이를 댔다가 퉁겨서 이마를 맞기도 했었다. 친구들과 윷놀이 등의 내기를 해서 진편이 다른 집 부엌에 몰래 들어가서 오곡밥을 훔쳐오던 가슴 떨리던 기억도 난다. 한번은 형뻘 되는 김G수가 맨손으로 어느집 김치독에서 김치를 한웅큼 들고 왔다. 손을 씻지 않고 소변보았을 손으로 들고 왔다며 먹지 않았던 생각도 난다. 가마솥을 열 때 소리가 어찌나 크게 나던지.... 대보름이면 어른들이 도독 맞을 음식을 가마솥에 넣어두고 알면서도 모른척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거리제가 끝날 무렵에 어른들이 소지를 올리고나면 떡을 나누어주던 생각도 난다.
20여 년 전에는 성북동에 까마귀가 없었는데 요즈음은 까치를 보기 힘들고 까마귀가 아주 많다. 나무 아래를 지날 때에는 까마귀가 앉아있는 곳을 피해야 한다. 새똥....
가운데 둥구나무(주막거리)
사진 가운데(비닐로 덮어놓은 곳)가 강S제네 집터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 변사가 마이크를 잡고 대사를 읊어대는 무성영화(장화홍련전)을 보았던 곳이다. 멍석을 둘러쳐서 무단출입을 막았었던 생각이 난다. 영화를 처음 보기도 하였지만 무성영화를 본 것은 장화홍련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작년 가을에 오른쪽에 있던 비닐하우스를 철거하였는데 늘 보던 풍경이 아니라서 새롭게 보인다.
웃둥구나무
내가 학창시절을 마치고 서울에서 취직한 이후에야 성북동에 시내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시내버스가 운행되기 전에는 성북2통에서 진잠이나 대전으로 나가려면 이 길로 성재(잣디고개)를 넘어야 했다. 외지에서 걸어서 들어오는 동네 어귀다.
은진송씨 정려
선돌-3
성북2통에서 선돌이 3군데 있다. 선돌-3는 예전에는 사진 왼쪽 초록색 천막지가 있던 부근의 논둑 길가에 있었다. 사유지라서 토지주가 소유권을 주장할 여지가 있겠기에 마을 차원에서 현 장소로 옮겼다고 한다.
잣디고개로 가는 길가의 왼쪽으로 둠벙이 있다. 여기서 수영을 배웠다. 포장도로가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는 곳의 위쪽으로 첫서낭당이 있었으며 산길이 시작되는 곳인데 지금은 사유지로 산길은 사라졌다. 여기서 오른쪽 대각선 방향의 길 끝 부분 쯤이 나의 본적지인데 지금은 밭이다.
오랜만에 산정이천 하류를 따라서 걸었다.
선돌-2
선돌-1
스마트팜 조성을 위하여 수목제거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성북천(옛 금곡천)에 둑이 생기기 이전의 자연하천이었을 때에는 냇물 폭이 100여m 쯤 되었으며 '갱변'이라 불렀는데 여의도처럼 가운데에 섬이 있었다. 성북천의 상류라서 물이 사시사철 섬의 양쪽으로 흐르지는 않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섬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방학 때 아침마다 학생들이 모여서 고학년의 주도하에 국민체조도하고, 동네 청소도 하였던 곳이다. 고향집 앞이라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곳이었다. 예전에는 건양대학병원 자리에 있던 공병대에서 덤프트럭으로 모래와 자갈을 퍼 갔던 곳이기도 하다. 한동안 방치되었던 곳인데 유리온실을 지으려나보다.
진입로가 질어서 통행하기 불편하다.
■ 20250215
이른 아침에 오랜만에 컴퓨터를 켜고 '알약'을 실행하려는데 무선인터넷이 작동하지 않는다. 모뎀과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내와 딸이 아침 산책을 나간다. 잘 다녀오라고 한 후에 작업을 계속하다 생각하니 나도 아침 산책을 다녀와야겠기에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 나섰다.
예전 기억을 더듬으니....
강S권+윤C제+김Y달+한M수네 집이 차례대로 있다. 집 주인은 바뀌었고 한M수네도 가끔 다녀가는 정도이다.
작년에 대파를 심었던 밭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보니 걸음걸이가 방동 사는 동창인 이H상처럼 보인다. 그 친구가 매일 산책을 다니는 코스이기에 반가운 생각에 만나려고 일부러 닦아갔다. 그런데 아니다. 그도 내가 닦아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머뭇거리고 있다. 통성명을 하며 물어보니 15년 전에 옛 김C순 댁으로 이사 와서 새집을 짓고 정원에 소나무를 키우는 분이다. 지나갈 때마다 깔끔하게 소나무를 키우는 모습에 감탄을 하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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