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를 좋아하는 손자(Jun)의 백일/20170323

 

  지난겨울에 태어난 손자가 백일을 맞았다. 갓 나아서는 꼼짝 못하고 누워만 지내더니 이제 고개도 가누고, 울음소리도 달라지고, 눈을 맞추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가끔 같이 지내기도 하지만 저희 집으로 돌아가면 이내 보고 싶어진다. 정 보고 싶으면 어멈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주니 좋은 세상을 살고 있다.  

 

 

20170319

 

 

 

20170311 

 

 

 

  나도 단무지를 좋아하는데 하부지를 닮았는지 손자가 단무지 캐릭터인 '무지'를 무지무지 좋아한다. '무지' 캐릭터 부채의 한쪽 면은 웃는 모습이고, 다른쪽 면은 찡그린 모습이다. 눈 앞에서 사알짝 돌려서 반대편을 보여주기를 반복하면 소리를 내며 웃는데 웃는 면을 더 좋아한다.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짜릿짜릿하다. 어멈에게 나도 그런데 너는 데 하겠지 하고 물어 보았다./20170319

 

 

 단무지에 대한 추억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 부엌 귀퉁이에 길쭉하고 날씬하게 생긴 옛날 새우젓 항아리가 있었다. 해마다 새우젖항아리에 단무지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쌀겨 묻은 통단무지를 꺼내시던 아버지 모습이 기억난다. 집에서 직접 만든 단무지라 요즈음 사 먹는 단무지 보다 맛이 없어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때 동네 친구와 대전에서 자취하던 어느날 반찬이 모두 떨어져서 반찬 없는 도시락만 싸가지고 가던 날이 생각난다. 그날 친구는 자기용돈으로 사온 단무지를 혼자만 가지고 갔다. 둘이 도시락 반찬 할 분량은 되지 않았지만 콩 반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속담도 중학교 2학년짜리의 어린나이 때문인지 통하지 않았다.  단무지에 대한 어린 시절의 그리 좋지 않은 기억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무지를 좋아한다. 마땅한 반찬이 없으면 더욱 단무지가 생각난다. 

 

  점심에 라면을 먹는데 반찬으로 단무지가 나왔다. 단무지를 씹다가 갑자기 단무지에 대한 추억 한 가지가 떠올랐다. 1974년 군에 입대해서 대구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기위해서 대기하고 있을 때이다. 사역병을 모집하기에 지원하여 식당에 가서 아침부터 점심 무렵까지 단무지를 썰었다./20170326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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