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 이야기/20110630내가 고등학교 다닐때쯤 우리집에서 중고 재봉틀을 구입하였다. 인장표 싱거로 아는 분을 통해서 구입하였는데 기계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어렵지 않게 익혔다. 고장나거나 기름칠하는 일은 거의 내가 맡아서 하였다. 재봉틀을 이용하여 간단한 것을 만들거나 고치는 것을 어렵지 않게 하기도 하였다. 대학에 들가며 등산에 재미를 붙였을 1970년도 쯤에는 그 당시 달에 착륙한 우주인들이 등에 맨 생명보호장치를 보고 생각해낸 배낭을 만들기도 하였다. 천으로는 군용 A텐트를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천이 두꺼워 바늘이 부러지곤 하였다. 내 체격에 맟추어서 군용더블백 비슷하게 만들었다.혼자 야영을 갈때에는 이 배낭위에 비상용 배낭을 위에 얹어서 다녔다. 산 아래까지 가서는 야영장비가 든 내가 만든 배낭은 맡겨 두고, 가벼운 비상용 배낭만 메고 등산을 하기도 하였다. 월출산이며, 무등산에 그 배낭을 메고 다녀온 생각이 난다.
두 번째로 내가 접한 재봉틀의 아내가 혼수로 가져온 것이다. 첫번째 재봉틀처럼 발로 굴러서 바느질을 하는 것이였다. 물론 바느질이 필요할 때에는 이용하기도 하였지만 아내가 주로 사용하는 편이였다. 그 재봉틀로 만든 망원경의 적도의 가방은 지금도 사용중이다. 어느해인가 지하실에 물이 차는 바람에 곰팡이나고 녹슬며 방치해 두었다. 그리고 몇년 후엔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내다버리고 괜히 버렸다는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중고 재봉틀이라도 다시 살까해서 몇 군데 알아 보았으나 만만치 않은 가격에 포기하고 말았다. 아내는 손바느질을 생각보다 자주하는 편이다. 한번 시작하면 질릴 정도로 오랜시간을 바느질에 매달리곤 한다. 이 모습을 보며 가끔은 재봉틀이 있었으면 하던차에 20여년 사용하던 텐트의 플라이가 찢어져서 고쳐야할 처지가 되었다. 임시변통으로 몇 번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계속 이렇게 사용 할 수는 없는 일이였다. 손바느질로 수리하기는 힘들테고, 수선집에 부탁하기는 애매하고..... 간단하게 손으로 움직이는 몇 천원짜리 재봉틀이라도 살까해서 인터넷을 검색하였다. 그런데 몇 천원짜리는 바느질을 한 다음에 실이 풀리지 않도록 뒷처리를 하는 방식이라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라도 제대로 된 전동식 재봉틀은 얼마나 주면 살수 있을까 찾아 다니다가 이 재봉틀을 찾아냈다. 신제품인데도 가격이 저렴하고, 기능도 괜찮은 것 같고..... 전동식은 처음 접하지만 예전에 기계식 재봉틀을 써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사용설명서가 그리 낯설지 않다. 재봉틀이 도착 하던날 우산에서 천을 잘라내어 텐트의 플라이 찢여진 곳에 대고 누비기로 수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