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의 빨강머리 앤 그리기/20171229

 

큰딸이 어렸을 때(1986년) 캐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든 '빨강머리 앤'을 텔레비전에서 처음 보았다.

30년이 지난 요즈음도 큰집 손자 덕분에 재방송을 보기도 하고 소설책도 읽게 되었다.

지금 다시 보아도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가고 가슴이 찡한데, 아내는 나보다는 감수성이 훨씬 예민하니 더욱 열광한다.

영화는 빨강머리 앤이 마차를 타고 사과 꽃이 만발한 4월의 과수원을 지나서 메튜와 마릴라 남매가 사는 에이번리에 도착하는 장면이 나온다.

앤이 무뚝뚝한 메튜에게 지껄여대는 장면이 선해서 우리도 사과 꽃을 보려고 충주호 부근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보러 가기.....  충주호/20060430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에 지도를 보며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코스가 된 문천역에서 자동차로 승부역으로 가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영동선을 따라서 낙동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양원역 직전의 비동역 부근에서 도로가 끝났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서 길을 찾아 나서던 중에  외딴집에 사시는 분을 찾아갔는데 이 분의 첫인상이 수염이 덥수룩해서 메튜가 연상되었다.

그 후 우리는 이곳을 '메튜아저씨네 집'이라고 부르는데 오래되어서 당시 사진은 없으나 지나는 길에 메튜아저씨 동네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보러 가기.....  기차타고(스위치백)/20071215 영동선 스위치백(영동선 영주-통리)/20120623 O-Train코스 기차여행(영동선/승부-영주)/20161226

올 봄에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에 갔을 때에도 아내는 빨강머리 앤이 전시된 가게에 눈이 팔리기도 하였다.

  보러 가기.....  통영(동피랑 벽화마을-1)/20170504


이런 아내가 얼마 전에는 신혼 초에 구입한 이젤을 찾아서 세우고 붓도 구입하더니 원목판에 빨강머리 앤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처음 빨강머리 앤을 그리는 도중에 보니 잘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 여백에 'Cafe, 봄날'이란 글씨를 썼다.

그림에 비해서 글씨가 너무 크고, 글씨가 그리 매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는데 아내도 실망하는 눈치다.

 

 

그래서 뒷면에 빨강머리 앤만 크게 그려보라고 제안해서 지금 몇 일째 시간 나는 대로 그리는 중이다.

 

 

 

 

 

 

 

 

 

 

 

  엊저녁 늦도록 그려서 밑그림대로 완성하였는데 앤 오른쪽으로 꽃을 더 그렸으면 좋겠다고 하였더니 오늘 오전에야 끝났다.  

 

 

 

 

 

 

 

 

 

 

  빨강머리 앤을 그린 원목판은 아내가 길을 가다가 눈에 띄어 집에 가져와서 욕실에서 솔로 박박 밀며 씻어내고 일주일을 말린 것이란다.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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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30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하헌국 2017.12.31 1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강머리 앤이 짱구라서 그게 매력이지요.
      제대로 딱딱 각이 지지 않아서 톱으로 잘라내도 될텐데 생긴대로 그냥 그리네요.
      모사하는 정도지만 젊어서부터 미술을 하고 싶어했는데도 뒷바라지를 못했구려.
      아내는 이제야 뜨개질도 하고 이런거 해 볼까 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가정을 꾸리는 현직에서 은퇴하지 못했다오.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고맙소.
      내년에는 산사랑회에서 원주행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이시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건강하시구요.

  2. 영도나그네 2018.01.04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실력이 보통이 아닌것 같습니다..
    집에서 이런 그림을 지금도 그릴수 있다니...
    역시 두분이 천생연분이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 하헌국 2018.01.08 1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신혼 초에 미술도구를 사서 야심차게 시작했던 생각이 나는군요.
      자식 생기며 어쩔 수 없이 접어 두었는데 요즈음 들어서 다시 주섬주섬 챙기고, 하고 싶어 하네요.
      나는 귀찮은 기분이 들던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니 좋은 일이지요.
      칭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