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립극장(고등학교 동창들과 창극 관람)/20170430

 

  창극 관람 후 이른 저녁을 먹는다기에 점심을 간단히 먹고 친구들 사진이나 찍을까 해서 1시간 전 쯤 도착할 수 있도록 집을 나섰다. 창극을 보러 간다니 아내가 간단한 복장을 권했지만 모처럼 신사복을 입었다. 국립극장을 신축할 무렵 견학차 다녀오기는 했지만 공연을 보러 온 것은 처음이라 신사복을 입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려고 6번 출구로 나오며 동창 7명이 만났다. 셔틀버스를 탈게 아니라 시간 여유도 많고 철쭉이 화사한 장충단공원 걷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친구들도 대부분 자주 가는 길이 아닌지 망설망설하는데 누군가 국립극장까지 230m 밖에 되지 않으니 걷자고 한다.  온화한 봄날이라기보다 한여름 더위라 자연스럽게 겉옷을 벗어 들었다.

 

 

 

 

 

 

 

 

 

 

 

백철쭉이 참 화사하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장춘단공원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오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한 것도 공통의 추억거리로 남으리라. 같이 걸으니 좋다!   

 

 

 

 

 

 

 

동국대학교 정문에서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분들에게 길을 물으니 큰길로 돌아가도 되지만 계단길로 가다가 왼쪽으로 가면된다고 한다.

 

 

 

생각보다 계단길이 높아 땀이 난다. 되돌아가자니 이제까지 걸어온 것이 아까워서 그냥 가기로 하였다.

 

 

 

계단길을 올라서 왼쪽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드디어 국립극장에 도착하였다. 230m가 아니라 2.3km는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먼 길(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1.6km)이었다. 오랜만에 땀이 많이 났지만 운동 삼아 친구들과 같이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변강쇠와 옹녀에 대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 바는 없고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서 그냥 야한 이야기 정도로 어렴풋이 아는 것이 전부였다. 중간 휴식시간에 극중 표현을 놓고 의사인 동창과 문학인 동창의 입장을 언급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영화관에서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것이 2년 전 '국제시장'이었다. 아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덕분에 볼 만 한 영화는 보아온 편이었는데 그 후로는 이마저도 귀찮아서 같이 나서지 않았다. 자막을 보며 재미있게 창극을 보았지만 이제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힘이 든다. 다리가 쑤셔서 신발을 벗기도 하고 손으로 주무르기도 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창극 관람을 마치고 저녁식사가 예약된 식당까지 걸었다.

 

 

 

 

 

 

 

 

 

 

 

차가 쌩쌩 스치는 큰길로 갈 것이 아니라 장충단공원길 좋지 않겠냐며 운치 있는 시냇가 길로 들어섰다.

 

 

 

옥천교

 

 

 

  창극관람을 마치고 장충단공원길을 걸어서 저녁식사가 예약 된 장충동 족발집에 도착하였다. 창극관람도 좋았지만 친구들과 족발에 막걸리 한 잔하니 더욱 좋다. 나 혼자서는 몇 달이 지나도 술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데 친구들 만나면 좀 자제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몇 잔은 사양하지 않고 마신다. 창극 구경하고, 족발에 막걸리 한 잔 마신 멋진 봄날이었다.

 

 

 

■ 0430 (국립극장 고교동창들과 창극관람) -우장산역-전철5-종로3가역-전철3-동국대입구역-국립극장-장충동(저녁)-승용차로-공덕역-전철5-우장산역-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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