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청옥산/20160813

 

  엊저녁에 부리니케 출발한 여름휴가의 첫 밤을 태기산에서 지냈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안개가 자욱해서 보지 못했지만 별 사진 촬영 장비를 챙겨왔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평창 청옥산으로 정하였다. 태기산에서 청옥산으로 가는 길은 시간도 넉넉하니 빨리 갈 수 있는 국도를 이용하지 않고 424지방도로 금당계곡을 따라서 내려갔다. 평창 재래시장(평창올림픽시장)에 들러서 올챙이국수를 먹고 싶었지만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부침개와 메밀전병과 찐 옥수수를 사가지고 청옥산으로 향하였다. 청옥산을 오를 때에는 대부분 회동리 길을 이용하는데 오랜만에 평안리길을 이용하였다. 오늘도 더위가 만만히 않아서 그늘 아래에서 쉬었다가 해가 설풋할 때 정상 부근에 가려고 하였으나 만만한 그늘이 없다. 차라리 정상 부근에 가면 그늘은 시원치 않아도 바람은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별을 보러 온 시간으로는 너무나 이른 한낮에 정상 부근에 도착하였다. 풍력발전기 2호기 부근에는 지난 6월 초에 왔을 때에는 없었던 전망대가 새로 생겼다. 전망 좋고 바람도 불고 그늘도 지는 전망대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려고 하였으나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오랫동안 버티는 분들이 있다. 준비해 온 음식 등으로 미루어 보아 바로 자리를 떠날 것 같지도 않다.  비집고 들어가서 같이 지내도 괜찮겠지만 우리는 밤을 새워 지낼 참이니 우선은 풍력발전기 기둥아래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해시계 그늘이니 해가 움직이는 대로 따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자주 움직여야했다. 어쩔 수 없이 차지한 그늘이지만 풍력발전기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도 거슬리지만 기둥에 붙어 있는 시설 속에서 수시로 돌아가는 모터 소리는 참 대단하다. 다녀가는 탐방객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오자마자 차를 돌려서 내려가는데 무엇 하러 해발 1,256m인 청옥산까지 어렵게 차로 올라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해발 고도가 높아서 저지대 보다야 기온이 낮겠지만 워낙 더운 날씨가 오랫동안 계속되다보니 불어오는 바람도 더운 바람이다. 풍력발전기의 기둥 그림자를 따라서 움직이는 땅바닥은 햇살에 달구어져서 따끈따끈하다. 머쓱하니 앉았다 누었다하니 좀이 쑤셔서 가끔씩 주변을 돌아보거나 사진도 찍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해가지기를 기다렸다. 

 

 

 

  나무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바위틈에 난 것이라기보다는 주변을 살펴보아도 마치 바위를 뚫고 들어간 것 같다.

 

 

 

 

 

 

 

 

 

 

 

  드디어 전망대에서 장시간 머물던 분이 떠났다. 여러 탐방객이 들랑거리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전망대를 선점하고 밤을 지새울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서둘러서 전망대 2층에 탐방객들이 불편하지 않게 자리를 잡았다. 해가 서산에 가까워지니 지붕이 그늘은 만들어주지는 못하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상현이 이틀지난  낮달이 보인다.

 

 

 

 

 

 

 

루페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달에 카메라 촛점을 맞추었다

 

 

 

 

 

 

 

해질 무렵 어렴풋하게 햇무리가 보인다.

 

 

 

 

 

 

 

 

 

 

 

 

 

 

 

 

 

 

 

 

 

 

 

  별보기 좋은 기간에 날씨도 좋은 날 별을 보러 일부러 청옥산에 왔다기보다는 여름휴가를 청옥산에 왔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하루 종일 하늘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며 살펴보았지만 해지는 모습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뿌연 안개로 별 사진을 촬영하기는 어렵겠다. 

 

 

 

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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