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금잔화/20160210

 

  앞 발코니에 있는 국화가 1월 초순까지도 생생하게 피어있었는데 하나 둘 시들기 시작하더니 이제 꽃은 모두 시들고 잎새 만 푸른 기운이 조금 남아있다. 발코니에 두면 얼어 죽는다고 방에 들여 놓자는 의견은 아내가 일축했다.  발코니에 들락거리며 스치면 꽃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깔끔한 아내의 잎장에서는 진작 없애버리고 싶어하지만 내가 고집을 부려 그냥 두었다. 떨어진 꽃잎이 지저분하다고 치우려는 것도 말렸다. 문득 화려하게 피었을 때만 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뒤 발코니에 있는 금잔화가 지난 2월 3일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얼어 죽지 않을까 해서 초겨울에 몇 번 거실에 들여 놓자고 했지만 눈 속에서도 살아 있다며 아내가 일축했다. 하루에도 몇 번은 뒤 발코니를 나가지만 금잔화가 자라고 있다는 것은 한동안 잊고 지냈다. 뒤 발코니에 나가야하는 목적 이외에는 곁눈질은 않았다는 증거다. 옛날 인류가 사냥으로 살던 시절의 남자는 오로지 사냥감을 쫒아 가는데 신경을 섰지만, 여자는 남자가 사냥에 실패해도 먹고 살기 위해서 채집을 하려고 두리번거렸다던데 그 기질이 지금도 남아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아내가 금잔화가 피었다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모르고 지닐지 모를 일이다.    

 

 

 

 

 

 

 

 

 

[전에는]

20151220.....  http://hhk2001.tistory.com/4927

20150610.....  http://hhk2001.tistory.com/4821

20150208.....  http://hhk2001.tistory.com/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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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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