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6월 08일 / 대부도 패러그라이딩활공장

쿨픽스4500+40mm아이피스+보그76ED+스카이센서2000PC

121년만에 맞이하는 금성의 일면통과를 보려고 며칠전부터 준비했었다.

그런데 막상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끼어서 망설여 진다.

대범하게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인천부근은 18시 경이면 구름이 좀 갤 것 같은 예보가 있다.

위성사진을 보니 좀 희망이 보인다.

동행 할 사람도 없이 무작정 대부도 방향으로 향했다.

가다보면 적당한 곳이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오이도에서 방조제를 거쳐 대부도에 들어섰는데도 구름에 가린 태양은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영흥도 방향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도로에 인접하여 산에 오를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서쪽으로 더 가는 것을 그만두고 그 곳에 올라서 기다리기로 했다.

막다른 곳까지 오르니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동남측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시야가 트여서 관측하기에 적절한 장소다.

우선 망원경을 설치했다. 대낮에 설치하기는 처음이어서 물수평과 나침반을 이용하여 극축을 대충 맞추었다.

스카이센서로 태양을관측할 수 있도록 옵션도 바꾸었다.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간식도 먹고 휴식도 취했다.

구름 사이로 가끔씩이나마 태양이 보이기 시작하여 16시25분 경부터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그래도 햇빛이 강해서 슬라이드필림 2겹으로 만든 필터를 망원경에 씌우고,

디카용 필림카피어를 이용하여 디카를 40mm 아이피스에 연결한 것을 망원경에 고정하여 촬영했다.

태양중심에서 금성 쪽으로 밝게 보이는 부분은 아마도 빛이 반사된 것으로 생각된다.

상당히 많은 촬영을 했으나 태양촬영이 처음인지라 쓸만한 사진은 별로 없다.

그리고 망원경을 통해서 촬영한 사진은 모두 상하좌우를 반전시켰다


19시 25분경이 되니 태양의 고도도 낮아지고 엷은 구름 덕분에 필터를 제거하고 촬영이 가능했다.





낮에는 더워서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바람도 심하고 춥다.

할 수 없이 차에 싣고 다니는 비옷을 찾아 입었다.

해는 짙은 구름 사이를 넘나들며 숨박꼭질을 하고...

바람 쏘이러 나온 산아래 사는 가족이 올라왔기에 설명을 해 주고 망원경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맨눈으로도 보인단다.

보이는 위치가 망원경에서와 달리 7시 방향이라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언뜻보니 맨눈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볼 정도는 아니다.

이 분들은 눈에서 풍선이 떠다니는 것 같다며 텔레비젼 뉴스에 나오는 것을 직접 보았다고 좋아했다.





태양고도가 낮아지니 수평선 부근의 엷은 구름이 보인다.

원본사진은 수평선이 경사지게 보여서 수평이 되도록 회전시켰다.



디지털 줌기능까지 활용해서 최대한 확대촬영했다.

태양고도가 낮아 대기의 일렁거림으로 선이 매끄럽지 못하다.



사진촬영 중에는 망원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없어서 몰랐는데 집에 와서 처음 이 사진을 보고 놀랐다.

선이 두 줄 있는 것도 순간적으로는 보지 못했다. 크기도 똑같고...




또 다른 금성은 송전선에 설치된 풍선 같이 보이는(항공기 충돌방지 시설?) 것이였다.




이제 금성의 일면통과는 끝나지 않은 채 태양은 수평선이 아닌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시작부터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구름사이로 나마 멋진 모습을 본 행운이....

이후 해가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3장을 더 촬영(19시 47분)하고 철수했다.

적도의 극축은 저배율로 태양을 추적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여서 어려움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망원경을 보여준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바지락 칼국수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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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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