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된 80년대 초반의이야기입니다.

혜성이나 유성우가 나타난다는정보는 요즈음 처럼인터넷이 아닌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통해서 접할 때지요.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고 혼자서 내 방식대로 취미생활을 하던 처지여서궁금한 점이 있더라도알아 볼 만한 방법도 없었구요.

그 때 나타난다던 혜성이름이야 잊었지만 혜성을 보러 다녀온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큰애가 갓난아이여서 하는 수 없이 혼자서 떠났습니다.

고도가 낮아서 남쪽지방이 더 잘 보이고,새벽녁에 보인다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배낭에 사진기와 쌍안경과 라면과 버너를 챙겨 넣고 영등포역에서 밤 기차(군용열차?)를 탓습니다..

조치원 보다 더 내려가는 대전은 대도시라 불빛 때문에 곤란하고, 대전보다도 더 내려가면 새벽까지의 시간이 촉박 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조치원에 별을 볼만한 곳이 있는지 조차 모르지만,새벽까지는 별을 볼만한 곳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해서내렸습니다.

한밤중의 한산한 역광장에 서니 혼자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기차를 타고서 지나가기는 해 보았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더군요.

어둑한 길을 무작정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걸었습니다.

얼마쯤 걸으니 큰 냇물(미호천)이 가로막아서동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다리가 나올 때까지 뚝길을걸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논길을 지나 어지간히 걸으니 나지막한 야산이 있는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곳을 찾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더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다리도 아프고....

좀 아쉽기는 하지만 사방이 트인 동네 뒷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개짖는 소리가계속 들려서 무척 신경쓰이더군요.

춥고 배도 고파서 우선 라면을 끓여 먹으며 새벽이 되기를 기다렸지요.

삼각대에 사진기를 고정시켜서 사진을 찍으며, 쌍안경으로는 혜성이 보이리라는 부근을 이잡듯이 좌우로도 보고, 상하로도 보고....

하여튼 눈이 아프도록 찾고 또 찾아 보았지만 새벽이 어스름 밝아 오도록 끝내 혜성은 찾지 못했습니다.

날이 새며 배낭메고 이슬에젖어서 산에서 내려오니 그 시절의 간첩에 대해서 알고 있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갖추었더군요.

* 그 때 다녀온 곳이당시의 기억을 토대로 지도를 찾아보니 연기군 동면 노송리 부근인듯 합니다.

200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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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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