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저녁에 천안과 아산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SNS를 통하여 들었을 때에는 서울 강서구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지며 창문에 커튼을 쳐서 언제부터 눈이 내렸는지는 모르겠다. 이제나이 들며 감정이 무디어졌는지 첫눈이 궁금하지가 않았다. TV저녁 뉴스에 폭설(4~5cm)로 서울과 경기도 지방의 퇴근길 교통이 마비되었다고 한다. 눈은 두어 시간 내린 후 그쳤다고 한다. 아침나절 눈이 더 녹기 전에 수명산근린공원으로 첫눈이 내린 풍경을 보러 산책을 떠났다. 12월 2일 최저기온이 -6.1℃로 추워지기 시작하였는데, 오늘의 최저기온은 -10℃라고 한다. 본격적인 겨울 차림으로 빨간 빵모자 쓰고 장갑 끼고 카메라 메고 나섰다.
집 앞 감나무
● 수명산근린공원
낙엽이 져서 나무 사이로 햇살이 보인다.
그루터기만 남아있는 귀룽나무가 있던 곳
12년 전 귀룽나무(동지 다음날 일출)/20131223 촬영
통행이 많거나 경사가 심한 곳은 구청에서 나오셨는지 염화칼슘을 뿌리거나 제설작업 중이다.
낙엽이 진 겨울철에나 숲 사이로 햇살을 볼 수는 새로운 풍경이다.
● 신광명어린이공원
반환점(마곡수명산파크 7단지 남측의 신광명어린이공원)
여기까지 갔다가 왔던 길로 돌아가면 하루 걸음걸이 목표인 5,000보는 넘는다.
발산1동 민방위대피소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보았는데 이제까지 모르고 살았다.
● 수명산근린공원
조금 전에 반환점으로 갈 때 보다 반환점을 돌아오며 보니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태양고도가 조금 높아지고 햇살이 좀 더 밝고 퍼져보여서인지 새롭게 보인다.
귀룽나무 그루터기
예전에는 동짓날에 여기에서 사진을 여러 번 촬영했었다. 귀룽나무는 사라졌지만 며칠 후 동짓날에 가보아야 하겠다.
홍승우(13세/초등 5학년))는 재개발로 철거 중인 산동네에 산다. 선천성 고관절 탈구증으로 한 쪽 다리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은 장애인이다. 아랫동네 아파트 경비원(=할아버지)에게서 몇 가지 마술을 배웠는데 할아버지에게 '인간은 혼자서도 살 수 있나요?'라고 물었는데 없거나 어렵다고 말씀을 하셨다. 승우는 마술사가 되고 싶다. 엄마(=정명애)가 3년 전에 가출하고 아빠(=홍만호)는 1년 전에 사망하였다. 여동생(=홍연희/9세/초등3학년)은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승우네 옆집에 몇 달 같이 살았던 날치(=서기도/29세)는 범죄조직원으로 승우네 집에 숨어들었다. 여수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죽도가 고향인 날치는 중학교를 중퇴한 후 가출하여 범죄조직에 가담하였다. 6번 째 출소하여 조직의 돈과 장부를 가지고 도망 나왔으나 돈은 경마로 날렸다. 범죄조직에서 누명을 씌워서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의 지명수배와 범죄조직에서 찾고 있다. 승우는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동생(연희)를 위하여 예전에 받은 편지의 주소지(여수)로 엄마를 찾아 나설 때 날치는 지명수배 및 조직원의 눈길을 피하기 위하여 동행한다. 여수에서 엄마를 찾지 못하였으나 경찰의 도움을 받아서 엄마의 고향을 알아내고 거기서 엄마를 부산(부전시장)에서 보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승우는 결국 부산(부전시장)에서 엄마를 만나는데 친엄마가 아니고 연희도 이복동생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승우를 폭행하거나 이용하지만 그래도 승우는 날치를 삼촌이라 부르며 도피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날치는 범죄조직원으로 살면서 들어보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다운 대우를 해주는 말을 13살짜리 승우에게서 때때로 듣는다. 승우의 말에 날치는 가슴 속에 따뜻한 모닥불을 지펴놓은 듯하였다.
남을 위해 어떤 일을 한다는 의미를 알 듯하였다. 승우가 범죄조직원에게 납치되어 지니고 있던 장부를 빼았겼을 때 날치는 승우를 구하려고 범죄조직과 접선하여 다리를 절단 당하고 경찰에 연행 된다. 날치는 연행되며 좋은 놈은 되지 못하더라도 애는 써 보겠다고 생각한다. 연희가 시립병원에서 엄마 손을 잡을 잡고 운명할 때까지 낳아 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연희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엄마에게.... 그냥 진짜 엄마로 생각하고 싶다. 아주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날치에게.... 사랑해요.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거에요. 기다릴 께요.
날치가 승우에게.... 공부 계속해라. 어머니에게 편지 전해 달라.
죽은 연희에게.... 사람은 혼자서도 살 수 있냐고 더 이상 묻지 않겠다.
[등장인물]
홍승우 : 13세, 선천성 고관절 탈구증, 초등 5학년, 재개발지구 철거 중인 산동네
홍만호 : 승우 아빠, 1년 전 사망, 근호 아빠와 공사장 인부, 사고사/보상금은 근호 아빠가 가로챔
홍연희 : 9세, 승우 여동생, 초등 3학년,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나중에 승우 이복동생으로 밝혀짐
정명애 : 승우 엄마, 3년 전 가출, 나중에 승우 친엄마가 아니가 키워 준 엄마로 밝혀짐
정명호 : 외삼촌, 한 때 아빠와 절친
날치 : =서기도, 29세, 승우가 삼촌이라 부름, 중학교 중퇴, 고향=여수 인근 죽도, 범죄조직원, 전과 6범, 산동네 옆집에서 몇 달 같이 산 인연으로 홍승우와 함께 소설의 주인공
마술사 할아버지 : 인근 아파트 경비원
사회복지사
한지나 : 연희 입원 병실 담당 간호사
근호 : 승우와 동급생
상호 : 근호의 형, 가끔 본드 흡입, 고교 퇴학
원장 : 승우를 입양하려 했다가 취소
최혜수 : 승우와 동급생, 원장의 딸
곰팡이사장 : 승우가 광고지 돌리던 인쇄소 사장
서기명 : 날치(=서기도) 형
서기순 : 날치 동생. 4세 때 조류에 휩쓸려 사망
꺼실네 할머니 : 날치 어머니
피석대 : 날치가 속한 범죄조직의 중간보스
희정 : 날치 옛 애인, 피석대와 결혼
딱지 : 범죄조직원
박준만 : 단란주점 사장, 범죄조직 판매대금 가로채다 식물인간이 됨. 날치가 범죄를 뒤집어 써서 지명수배 중
방다혜 : =방춘자, 승우 엄마 찾아 날치와 여수로 갈 때 동행해서 당분간 친구네 연립주택에서 같이 삶
표종수 : 밀항 브로커
구정물 : 해운대 소매치기 일당, 날치가 승우를 앵벌이로 넘기려다가 배신하여 취소
민수 : 부산 부전시장 과일가게 아들
김경천 : 소설 말미에 승우가 폭설로 연착하는 기차 기다릴 때 할머니에게 떼쓰며 울던 꼬마, 마술 가르쳐 준 할아버지에게 받은 5패소 동전으로 마술 보여주고 동전을 김경천에게 줌, '울고 싶을 때 동전을 보면 동전이 울음을 삼킨다'함
● 얼마 전(20250916)에 조창인 작가의 '등대지기'를 읽은 터라 편한 마음으로 읽었다. 다만 이석증(20251027)으로 어지러워서 책을 읽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감각이 둔한 편이어서 모르고 지냈는데 이석증이 있기 전부터 그랬는지 이석증 후유증인지 확실치 않지만 가끔 어지럽게나 잠이 덜 깬 듯한 기분이 든다. 신경이 날까로워졌나?
요즈음 자장면, 떡만두국, 카레라이스, 잔치국수, 배추전, 샌드위치, 김밥 등 잘 먹고 있다.
성북동집에서 따 온 꽃사과
알이 작기는 하지만 사과 맛은 제대로 난다. 서울집에서는 먹을 것이 많아서인지 먹을 기회가 없다.
해마다 청송사과 잘 먹는다. 고맙습니다.
● 침대 서랍레일(3단 볼레일) 교체
Thomas 침대의 서랍장이 열고 닫기가 비정상적이라기에 확인해 보았더니 서랍레일이 변형되어 있다. 뻰치와 플라이어 등 간단한 공구를 이용하여 변형 된 부분을 수리하다 보니 볼베어링 두 군데 중 하나가 없어졌는데 언제 없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고칠 수 없는 상황이라 인터넷에서 구매해야 하겠는데 명칭을 모르겠다. 부품을 촬영하여 구글렌즈로 검색해 보니 명칭이 서랍레일이다.
고장 난 세랍레일과 모양과 크기가 같은 것을 쿠팡에서 구입하였더니 다음날 도착하였다. 나사못의 위치가 약간 달라서 볼펜으로 기존 레일의 위치를 표시한 후 새 서랍레일을 고정시켰다.
서랍 양쪽에 서랍레일을 고정하고 서랍을 장착하였는데 서랍장의 폭이 조금 작아서 서랍이 제대로 장착되지 않고 탈락하기 직전이다. 고장 난 원인이 파악된 셈이다. 한쪽 레일을 떼어내고 3mm 두께의 플라스틱판을 덧대어서 서랍레일을 고정하였더니 제대로 작동한다.
예방접종 후유증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10월 하순에 회사 일이 마무리 되는대로 독감 및 코로나 예방접종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석증 치료를 받게 되어 미루고 있었었는데 이석증 치료 후 이비인후과 정밀검진까지 받게 되었다. 예방접종 후유증이 심하다니 주말을 보낸 후 동네 내과를 방문하였다. 어제 TV뉴스에서 보기는 하였지만 작년보다 무료접종 대상 인원이 줄어서 주사약이 부족하다고 하였다. 역시 방문한 내과에는 무료접종이 종료되었다고 한다. 미즈메디병원에 알아보았더니 가능하다기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려서 예방접종을 받았다.
20251111
엊저녁에 잠들 때까지는 몰랐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온 몸이 뻑적지근하다. 오늘 하루를 누워 있을까 하다가 산책이라도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침나절 우장산공원을 한 바퀴 돌아 왔다. 몸이 좀 풀린다.
등장인물 중 가장 나이 많은 추연희가 1948년 생으로 6·25 전쟁 이후 1980년대 우리나라의 해외입양제도, 해외입양인의 삶을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 '나나'는 3~4세 때 철도기관사 정우식이 철길(실은 청량리역 대합실에서 발견되었음)에서 발견하였다는 것이 가장 오래 된 기억이다. 생모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고 자신을 철길에 버렸다는 원망을 하였다. 정우식의 집에서 1년 정도 살다가 고아원을 거쳐서 프랑스로 입양되었다. 양부모인 앙리와 리사는 불임으로 친자식이 없는 상태에서 입양되었다. 양부모의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삶은 아니어서 정우식 기관사마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였다. 입양 된지 33년 만에 입양인의 한국가족 찾아주기 행사에 참여하여 한국에 왔으나 정보 부족으로 가족을 찾지 못하고 인터뷰만 하였다. 1년 후 인터뷰 기사를 본 독립영화를 제작한다는 서영과 연결되어 나나가 가족을 찾는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하기로 하였다. 임신(14주)한 상태에서 한국에 도착하였는데 기관사가 지어준 나나의 이름이 정문주이였고, 1년 동안 키워 준 기관사의 이름이 정우식이며, 살았던 집이 야현동이고, 정우식의 어머니(박수자)와 큰 딸(정문경)을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한편 나나가 숙소로 사용한 서영의 이태원 집 1층에 복희식당 주인(추연희)이 예전에 위탁모를 했다는 말을 서영에게 들었다. 복희식당에 밥 먹으러 가서 알게 된 추연희로 부터 기억에 남아있던 수수부꾸미도 먹어 보고 남다른 친근감을 느낀다. 추연희는 6·25 때 남동생을 잃었고 결혼 후 낳은 아들도 잃은 사연이 있다. 간호사가 되어 이태원 보건소에 근무하며 기지촌이 직장인 18세 만삭의 백복순를 거두었는데 낳은 딸(백복희)이 4세 일 때 백복순은 암으로 사망하였다. 백복희가 초등학교(12세)에 다니며 혼혈인이기에 놀림을 받아서 벨기에로 입양을 보낸다. 그 후 추연희도 이태원을 떠났다가 10년 전에 다시 와서 복희식당을 연 것이다. 추연희가 10년 넘게 백복희를 만나기 위하여 연락을 취하였으나 만나지 못하고 혼수상태로 병원에 입원한다. 이 때 라라는 세 번 식당에 간 인연이지만 병원에 간병인으로 출입하고, 백복희가 한국에 와서 혼수상태지만 추연희를 만나고 친모 위패가 있는 보광사에 들렸다가 출국하는 과정에 적극 개입한다. 라라는 추연희의 임종과 최종 마무리까지 참여한다. 소설은 라라가 '엄마의 평안을 빕니다. 언제까지라도 변하지 않을 저의 진심입니다.'로 끝난다.
라라와 백복희를 통하여 당시의 해외입양 실태를 엿볼 수 있었다. 읽는 동안 눈물이 나서 화장실에 들랑거리기도 여러 번 하였다. 따로 무슨 의미인지 곱씹을 필요도 없이 마음 편하게 읽었다. 아마도 연이어 두 번 읽어 본 소설로는 이번이 처음이리라.
나나=정문주(기관사 집에서)=박에스터(입양 시) : 프랑스로 입양/연극배우이자 극작가/한국어 잘 함
올 추석연휴는 개천절과 한글날을 포함하여 7일(1003~1009)이고, 10일 하루 휴가를 내면 10일을 쉴 수 있다. 연휴 첫날 추석에 식구들과 먹을 식재료를 구입하러 대형마트에 다녀왔다. 아내와 딸이 장을 보는 동안에 운동 삼아서 카트를 밀고 매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차례를 지내지는 않지만 여럿이 모이는 만큼 장보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 20251005
추석 전날이면 만들던 송편은 9년 전(20160914)을 마지막으로 만들지 않는다. 방앗간에서 쌀을 빻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만드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 해마다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송편을 만들어서 어린이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었다. 송편은 만들지 않고 시장에서 사오지만 전은 여전히 추석음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 시절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을 소개하면....
주방에서 전을 부치는 동안 오랜만에 Jun과 바둑을 두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처음 바둑 두는 방법을 알았지만 평소에는 두지 않았다. Jun을 만만한 상대라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다. Jun은 과외활동으로 바둑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Seung과는 바둑알로 알까기를 하였다. 바둑알에 자석이 들어 있어서 손가락으로 튕겨도 생각처럼 움직이지를 않는다. 가끔 봐달라면 물려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손자들과 놀고 있는 사이에 주방에서 셋이 고생해서 전과 수육과 무국을 준비하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 추석/20251006
수명파크 식구들이 도착하면 같이 아침을 먹기로 하였는데 손자들이 늦게 일어나서 11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하였다. 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초록집 식구들 끼리 먼저 아침밥을 먹었다.
손자들이 한복으로 차려입고 왔다. 늦은 아침밥을 먹고 나서 '블로커스' 게임을 하는데 처음 보는 게임이다.
WS와 Jun의 장기 한 판....
WS와 Seung의 알까기....
WS와 Jun의 채스....
● Ju의 라떼아트
어제 밤에 Ju가 라떼아트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나는 우유를 마시지 못하니 평소에도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들어 주곤 한다. 어른들이 라떼아트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부러웠는지 손자들이 먹어보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Ju가 조카들을 위하여 커피를 넣지 않고 우유만으로 한 잔씩 만들어 주었었다. 오늘은 문양 대신 각자의 이름을 써서 만들어 주었다.
아까워서 못 마시겠다며....
저녁 때 수명파크 식구들은 외갓집으로 가고.....
●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추석달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 20251007
나는 주전부리를 구입할 때마다 바삭한 것 보다 부드럽고 촉촉한 것을 사 달라고 부탁하곤 한다. Thomas가 대형마트에 간 길에 하부지를 위하여 이걸 사 왔다.
■ 20251008
추석연휴가 시작되며 날씨가 나빠져서 비도 많이 내리고 흐린 날이 계속 되었다. 오늘은 모처럼 산뜻한 날씨이다.
■ 20251009
이른 아침에 운동 삼아서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수명산근린공원을 지나갔는데 귀룽나무가 있던 부근에서 알밤을 주웠는데 하나는 벌레가 먹었다.
등장인물은 이름이 없이 '그녀'와 '그'로 표현하였다. 유일하게 그의 여동생 이름이 '란'이라고 나온다.
그녀는 4살 때 스스로 한글을 깨우칠 만큼 영민하였으나 중졸까지 타인의 눈에 띄지 않았다. 참고서 대신 책을 많이 읽었으며 자신이 하는 말에 소름이 끼치고, 수치스러워 했는데 17세에 갑자기 실어증에 걸렸다. 정신과에서 받아온 약을 먹지 않고 몰래 버렸다. 고등학교에 복학하여 우연히 불어를 배우다가 말을 찾게 되었다. 그녀는 결혼하여 출판사에 근무하기도 하였고, 대학 및 예술고등학교에서 문학 강의도 하고 시집도 내는 등 문학 부분에 활동을 하였으나 다시 실어증이 발병하여 모든 활동을 중단하였다. 이혼 후 소송에서 9세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긴 후 불면증 치료를 받기도하였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접견권도 아들의 이민으로 잃을 처지이다.
그는 17세에 독일로 이민을 떠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플라톤)을 공부하며 고대 그리스 언어인 희랍어를 배우게 되었다. 시력이 차츰 나빠지면서 독일에서 안과에 다니게 되었고 안과의사의 딸과 사귀었다. 안과의사의 딸은 어려서 열병을 앓아 청력을 잃어 특수학교를 졸업한 후 안과병원 뒤 창고에 목가구를 제작한다. 눈이 점차 나빠지는 그는 안과의사(연인의 아버지)로 부터 40세가 되면 시력을 잃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력을 잃어가는 그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청력을 잃어 말을 못하는 여자에게 말하는 입술 모양으로 알아 들을 수 있는 독순술을 연습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여자에게 실연을 당한다. (서로의 핸디캡으로 인한 상처를 주고받음) 그는 30세에 2년만 있겠다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6년 가까이 사설아카데미에서 희랍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녀가 잃어버린 말을 되찾기 위하여 예전에 불어를 배우면 실어증에서 벋어난 것을 생각해서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낯선 언어인 희랍어를 배우려고 사설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희랍어 선생인 그를 만나게 되었다. 어느 날 학원 계단실에 잘못 들어온 새를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다가 그(희랍어 선생)가 오는 것을 보고 그냥 교실로 들어간다. 그가 새를 구하려고 하다가 굴러 떨어지며 안경이 깨지고 다쳤다. 그녀가 돌아와서 그를 부축하여 병원에서 치료한 후 늦은 시간이라 안경은 새로 구입하지 못한 채 그의 집까지 데려다 준다. 밤새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필답을 하며 그녀도 마음을 열게 된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방문한 그녀가 장맛비가 내려서 같이 가기 힘들 테니 안경 처방전을 주면 안경을 사오겠다며 필답을 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포옹과 입맞춤을 하며....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그녀는 마침내 첫 음절을 발음하는 순간,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뜬다.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을 것을 각오하듯이.
한강의 다른 소설인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을 다룬 것이니 소설의 내용이 좀 헷갈려도 원래의 줄거리는 아는 것이니 어려움은 없었다. '희랍어 시간'은 플라톤이 나오고 희랍어의 특징을 설명하는 등 중간중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 어렵게 읽었다.
주민이라곤 등대원 4명이 전부인 구명도는 뭍의 영산에서 배로 3시간 거리이다. 해양수산청 산하 기능직공무원(등대원)인 주인공 유재우(32세)는 8년 전에 입사하여 구명도에 근무하였다. 유재우의 아버지는 특용작물 재배에 실패한 후 빗을 남기고 자살하였고, 어머니는 32세에 유복자로 유재우를 낳았다. 어머니는 고향에서 함께 자란 진승기네 가정부로 들어갔는데 딸(난희)과 유재우는 동갑으로 초등학교도 같이 다녔다. 어머니가 경제력 문제로 형(명우)만 가르치고 챙겨주었지만 누나(미숙)와 재우는 무시당하며 자라서 성인이 된 후에 연을 끊고 살았다.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앓자 모시던 형은 동생에게 6개월만 어머니를 보살펴 달라고 거짓말을 하고 이민을 갔다. 누나도 출가외인이라며 거절하여 그간 연을 끊고 자내던 어머니를 어쩔 수 없이 모시게 되었다. 병 수발하며 같이 지내는 동안 어머니가 자신은 버린 자식 취급하고 형만 챙긴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하나하나 알게 된다. 등대원이 되던 8년 전에 진난희가 선물했던 개(해피)도 어머니가 아들(재우)의 등대원 생활의 외로움을 생각해서 사 보낸 것이고, 가끔 옷도 진난희가 선물한 것처럼 보낸 것이었다.
등대원을 천직으로 알았던 등대장인 정필곤 소장은 정년퇴임하여 인근섬(차물도)에서 낚싯배 선장이 되어 유재우와 교류를 계속한다. 유재우도 정소장의 영향을 받아서 등대원 생활에 충실하였다. 유재우와 진난희는 어려서부터 같은 집에 생활한 인연으로 서로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친구와 결혼상대 사이에서 맴돈다. 최종 결정을 재우에게 공을 넘긴 상태였다. 추석 무렵 이런저런 핑계로 구명도에는 구조조정으로 퇴사를 앞둔 유재우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만 남았는데 태풍이 덮쳤다. 등대가 고장 나서 폭풍우 속에 고치려고 등탑에 올랐다가 벼락을 맞아서 반신불수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유재우를 구하려고 등탑에 올라가서 부상당한 아들을 돌보다가 지병인 협심증으로 사망한다. 그 후 유재우가 병원치료를 받는 동안에 진난희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와 결혼하여 유재우는 담담하게 진난희를 떠나보냈다. 정소장은 유재우를 낚싯배 부선장으로 임명하겠다고 한다. 사고 일 년 후 정소장이 구명도에 가보고 싶어 하는 유재우를 데리고 무인등대가 된 구명도를 다시 찾아가서 임시로 묻어 두었던 어머니 유골을 뿌린다.
며칠 전에 아내가 머리카락이 길어서 까칠하다며 미장원을 소개해주며 이발하고 오란다. 가정용 이발도구를 장만(201307)한 이후 12년 동안 밖에 나가서 이발을 하지 않았다. 초창기에는 Thomas도 할머니 신세를 졌는데 커가며 머리 모양의 유행도 무시할 수 없는지 차츰 미용실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더니 이제는 밖에서만 깎는다. 요즈음은 고객이 나 혼자뿐이고 사정상 문을 닫아야 하겠다고 한다. 어차피 미용실에 가서 깎아야 한다면 며칠 더 버티다 깎겠다고 하였더니 이발기를 챙겨와서 의자에 앉으란다. 이번에도 미용실 신세를 면했다.
어려서는 대전 성북동 우리집에 사셨던 무두리아자씨(당숙) 신세를 지다가 중고등학교 때에는 빡빡머리였으니 집에서 해결하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다니던 단골 이용실을 꾸준히 다녔다. 발산동으로 이사 와서도 전에 다니던 화곡동 이용실을 찾아가기도 하였었다. 발산동에 오래 살면서(1984부터)도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이용실이 없어져서 어쩔 수 없이 옮기는 정도였다. 평생 미용실에는 두 번 가 보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블루크럽이나 구내 이용실을 찾아다니다가 이발도구를 구입한 이후로는 아내의 신세를 지고 있다. 이발하는데 단골을 고집하며 산 셈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지만 황석영님의 소설은 처음 읽어보았다. 황석영의 부친이 소년기에 만주로 떠나기 전에 황해도 신천에 살았다. 1989년 방북하여 자신의 원적지이기도 한 신천을 방문하였다. 북한이 신천에 세운 미군의 양민학살을 고발한 '미제 학살기념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후일 황석영이 뉴욕에 체류할 때 류아무개 목사를 만나서 그의 소년시절의 목격담을 듣고 의문이 풀리기 시작하였다. LA에서 독실한 기독교인인 친구의 모친에게서 우연히 6·25전쟁 당시 황해도 사정을 자세히 들었다. 작품에서는 미군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 저질러진 일' 이다. 산자와 죽은자가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등장하고, 황해도 진지노귀굿 열두 마당을 기본얼개로 썼다고 '작가의 말'에 언급하였다.
황해도 신천이 고향인 주인공 류요섭(요셉)은 미국으로 이민 간 목사이고, 형인 류요한은 장로이다. 류요섭이 북한을 방문하여 친척을 만나고 며칠 전에 사망한 형의 유골 하나를 신천에 묻는 과정과 형제(요섭과 요한)를 중심으로 6·25 전쟁 당시(요섭은 중학생)의 상황을 번갈라 소개한다. 소설의 시작은 형제의 조상들이 기독교 교인이 되었던 과정과, 제너럴 셔먼호가 중국 텐진을 출항(18660618)하여 대동강을 거슬러 평양에 도착하던 당시를 상세히 언급하였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개신교) 처음 들어온 곳이 의주나 평안도와 황해도의 해안지방이다. 신천을 중심으로 조선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왔을 때와 해방 당시의 기독교 모습, 6·25 전쟁 중 인천상륙작전 이후 국군이 삼팔선을 넘어 북진할 당시와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평양에서 후퇴할 무렵까지의 피아간 또는 우익끼리도 가족을 서로 죽이기도 하였다. 남한에 보도연맹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노근리양민학살사건이 있었다면 같은 맥락으로 북한에서는 신천학살사건(신천 재령군 봉기)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한강' 작가의 소설을 주로 보다가 읽으려니 글자가 빽빽하여 지루한 감이 들기도 하였지만, 6·25 전쟁 당시 기독교의 실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꽃을 키워보고 싶다는 아내의 소망도 이룰 겸 대전 성북동집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20171206)한 지 8년차이다. 3년 전(20220610)에는 아내의 주소를 성북동으로 이전하여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세대주가 되었었다.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할 때 전입 사유 예시에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서'가 있어서 이를 선택하였다고 했다. 3년 동안 여러가지 여건이 변하였지만 나름 무던하게 넘겨왔다. 그러나 아내의 주소를 다시 서울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같이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 하였다.
새 주소를 기록한 주민등록증 후면
나는 몰랐는데 전입신고를 할 때 아내는 '돌싱(돌아온 싱글)이었나?'하는 담당자의 묘한 표정을 보았다고 한다. 아닌데.... 오해 받을 만했다.
전입신고로 끝난 줄 알았는데 서울집으로 주민세 고지서가 우송되었다. 과세기준일이 매년 7월 1일이란다.
주방쪽 발코니 창문에 블라인드를 설치한 지 십 수 년은 되었다.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바람이 불면 블라인드 날개가 접히지만,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햇빛을 가리는데 유용하기에 제한적이지만 그동안 잘 사용하였다. 그런데 오래 사용하다보니 블라인드를 올리고 내리는 끈이 열화되어 블라인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20250731
블라인드를 철거하여 살펴보니 간단하게 수리가 가능하겠기에 고쳐서 다시 설치하였다. 그러나 열화된 끈의 다른 부분에서 다시 문제가 되어 블라인드를 사용할 수 없다. 새 끈으로 교체하는 수 밖에.... 인터넷에서 끈을 구입하려니 재고가 없어서 개인통관고유번호가 필요하다고 한다. 최대 9월 초순은 되어야 배송이 된다고 한다.
20250824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블라인드 끈이 도착하였다. 오래된 끈을 새 끈으로 교체하였다. (끈 규격=지름2mm×10m 백색)
나흘 전에 해사랑어린이집의 운동회 소식을 들었다.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니기에 어린이집에 참석하겠다는 신청을 해 달라고 에미에게 부탁하였다. Jun네 차로 같이 가기로 하였는데 아침에 미즈메디 예약시간에 맞추어서 다녀오느라고 따로 출발하였다. 레트로(retro=복고풍의) 운동회가 열리는 백영고등학교에 도착하니 운동회가 시작된 지 한 시간쯤 지났다.
체육관에 들어가니 열기가 느껴진다.
아직 식구들을 만나지도 못하였고, Seung이 홍군인지 청군인지도 모르지만 우선 경기하는 모습을 촬영하였다. 나중에 사진을 살펴보니 홍군에 애비가 바퀴굴리기를 하는 모습이 찍혔다.
20250823 공굴리기
손자 덕분에 운동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Jun도 동생을 응원하러 왔다.
애비도 앞장서서 게임에 나서고, 나도 Seung의 손을 잡고 장애물을 뛰어넘고, 위로 통과시키는 게임에 참여하였다.
오랜만에 너무 과격하게 움직였나??
옛날에는 '오재미(오자미) 던지기'라고 했는데....
홍군 청군으로 나누어서 어린이들과 엄마들과 아빠들이 바구니 높이를 달리하며 공을 던져 넣었다.
나도 참여하였는데 사회자가 조건을 말하면 해당되는 사람들이 떠나야 한다. 마지막까지 크게 부풀어 있는 팀이 이기는 게임인데 여기에도 요령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훌라후프에 들어가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게임인데 반환점에서 율동도 해야 한다.
홍군과 청팀에 각각 4명의 선수가 달렸다. Seung은 어리기도 하지만 선수 8명 중에서 키가 작은 편이다. 그런데도 어린이집에서 달리기를 시켜서 선수로 뽑았다고 한다. 앞에 깃발을 든 삼촌을 따라가면 된다. 출발할 때에는 청군에 뒤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Seung이 추월하였고, 결국 홍군의 승리로 끝났다.
20250823 생애 첫 계주
엄마들 계주도 열기가 대단하다.
아빠들 계주는 무섭기까지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품을 많이 준다.
먼데를 보려면 안경 너머로 보아야하기에 평소에도 눈을 부릅뜬 것처럼 보인다.
● 운동회는 예정시간을 넘겨 12시 40분쯤 끝났다. 손자 덕분에 운동회에 참석하였다. 이런 기회가 얼마나 더 있을까? 같이 점심을 먹자는 데도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요즈음 신경 쓰이는 일 때문인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였다. 집에 돌아와서 이야기 했더니 민생회복 지원금 쓸 기회였다며 아쉬워한다. 생각해 보니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하였지만 Jun과 Seung 및 에미와 애비에게 미안하다.
어린이집 초대장
■ 20250823 (레트로 명랑운동회(Seung) : 1일 : 7km) -마곡동로-공항대로-방화대로- 서울백영고등학교(되돌아서)~마곡동
Jun네가 여름휴가를 강원도 고성으로 다녀왔다. Jun을 기준으로 6년째인데 Seung이 태어나던 해에는 Jun과 아빠만 다녀오기도 하고, Seung은 돌 때부터 갔다고 한다. 초창기에 아들에게 여름휴가를 어디로 다녀왔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고성'이라고 대답하기에 손자 데리고 경상남도 통영 갈 때 지나가는 공룡으로 유명한 '고성'을 다녀온 줄 알았다. 내가 공룡박물관을 두 번 다녀온 곳이기에 당연히 거기라 생각하고 관련된 이야기 했는데, 아들이 동해안 이야기만 할 뿐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여 동문서답이 되었었다. 해마다 같은 민박집에서 머문다는데 다양하게 다른 곳을 가지 않고 '고성'으로만 가는 이유가 궁금하였다. 조개도 잡고, 손자들이 민박집의 강아지 '다롱이'를 보고 싶어 하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란다.
■ 양양 낙산사
■ 고성 초도해변+고성 화진포해변
다롱이
고성 통일전망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 고성에서 잡은 조개를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잡숴보시라며 초록집에 가져왔다.
읽어보지 않더라도 다른 작가의 소설과 한강 소설을 책장을 넘겨보며 비교해보면 한강의 소설은 여기저기 여백이 많다. 같은 분량이라면 그자 수가 적다고나 할까? 특히 '흰'은 소설이라기보다 시가 아닐까 할 정도로 여백이 많다. 글자가 없는 쪽도 있고, 사진인지 그림도 있고, 종이도 유난히 두꺼워서 읽는 도중에 두 장을 넘기는 것이 아닐까 해서 손가락으로 비비거나 쪽 번호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바로 전에 읽은 은희경의 장편소설 '새의 선물'과 비교하자면 새의 선물이 전자제품의 사용설명서처럼 글 자체를 꼼꼼하게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면, '흰'은 사용설명서가 없는 전자제품의 사용법을 터득하기 위하여 요리조리 조작해 보면서 사용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려고 한다기보다 소설에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쓴 자전적인 소설로 [넋]에... 폴란드는 폭격에 부서지지 않은 나치에게 총살당했던 벽을 새 건물 앞으로 옮겨서 초와 꽃을 바친다. 이는 넋을 위한 일만은 아니고 살육당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고 믿는 것으로 가능한 한 오래 애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죽은 자들이 애도를 온전히 받지 못하였다. 애도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였다. 결별과 애도가 생략되며 청산되지 않은 자리마다 깨끗한 장막을 덧대어 가렸을 뿐이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엉망으로 넘어졌다가 얼어서 곱은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던 사람이, 여태 인생을 낭비해 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씨팔 그 끔찍하게 고독한 집구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게 뭔가, 대체 이게 뭔가 생각할 때 더럽게도 하얗게 내리는 눈.(54쪽)
왜냐하면,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가장 약하고 도움이 필요 할 때, 돌이킬 수 없이 서늘하게 등을 돌릴 테니까. 그걸 나는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까. 그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99쪽)
결혼식을 앞둔 이들은 서로의 부모에게 옷을 선물해야 한다. 산자에겐 비단옷을, 망자에겐 무명 소복을.... 동생이 건넨 라이터로 소매에 불을 붙이자 파르스름한 연기가 일었다. 흰옷이 그렇게 허공에 스미면 넋이 그것을 입을 거라고, 우리는 정말 믿고 있는가?(124쪽)